147억 불 흑자의 착시… 구미세관 '대기업 독주' 속 뿌리산업은 냉골

입력 2026-08-24 15: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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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스마트폰 부품 쏠림에 흑자 급증
기계류 26% 급감 등 경북 중기 소외 심화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DB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DB

구미세관 관할 지역의 무역흑자가 올해 들어 7개월 만에 147억달러에 달하며 사상 최대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이는 스마트폰과 고가 부품을 해외 공장과 주고받는 일부 글로벌 대기업의 통관 착시일 뿐, 구미를 비롯해 김천·칠곡·영주 등 경북 중·북부권 뿌리산업 중소기업들은 일감 절벽으로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23일 관세청 구미세관에 따르면 2026년 1~7월 누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8% 급증한 262억6천100만달러, 수입액은 57.7% 늘어난 115억5천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누계 무역흑자는 86.7% 증가한 147억800만달러에 달했다.

무역 지표를 끌어올린 주역은 스마트폰 완제품과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는 IT 대기업이다. 전자제품의 1~7월 누계 수출액은 201억6천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04.7% 폭증하며 전체 수출의 76.8%를 차지했고, 7월은 81.1%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핵심 부품 및 부자재 단가가 크게 뛴 데다, 대기업들이 베트남 생산 기지와 고가 부자재를 주고받는 '셔틀 교역'을 확대하면서 통관액이 부풀려진 결과다. 실제 베트남 수출은 261.9% 폭증해 최대 수출국(비중 26.1%)으로 올라섰다.

문제는 구미세관 관할 구역이 구미를 포함해 김천, 칠곡, 상주, 안동, 영주 등 경북 10개 시·군을 아우른다는 점이다. 대기업의 스마트폰 부품 단가 상승분이 통계를 독식하면서 관할 내 전통 제조업의 불황이 철저히 가려지고 있다.

실제 기계류 부품 수출은 1~7월 누계 5억3천600만달러로 26.2% 급감하며 심각한 역성장을 이어갔다. 섬유류 수출(-0.2%)과 원자재인 비철금속류 수입(-48.7%)도 동반 감소해 일반 제조업 공장의 가동 축소를 방증했다.

구미의 한 기계부품 가공업체 대표는 "세관 통계로는 역대급 흑자라지만 대기업 중심의 셔틀 물류 구조에서 낙수효과가 사라져 현장 체감경기는 한겨울"이라고 토로했다.

지역 경제계 전문가들은 "구미세관 실적의 80% 안팎을 스마트폰 단일 품목이 독식하는 구조는 지역 생태계를 위협하는 신호"라며 "흑자 착시에 안주하지 말고 고사 위기에 처한 경북 중·북부권 기계·소재 중소기업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