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무례한 행동을 하면 "선 넘네?"라고 말한다.
지켜야 할 거리를 훅 좁혀올 때 내뱉는 말이다. 재미있게도, 좋은 광고는 대부분 이 '선'을 넘는 순간 태어난다. 다만 사람 사이의 선이 아니라, 우리 머릿속에 굳어 있는 '인식의 선'을 넘는다는 점이 다르다.
최근 버거킹이 그 선을 제대로 넘었다. 매장 앞에 레트로한 파란 글씨로 "아침 식사 됩니다"라 적힌 입간판을 세우고, "신속"이라는 문구를 단 노란 풍선 인형을 세웠다. 이건 패스트푸드 매장이 아니라 동네 백반집이나 기사식당 앞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우리 머릿속에는 '아침 됩니다'라는 문구는 국밥집, 콩나물해장국집의 것이라는 암묵적인 선이 그어져 있다. 그런데 그 선을, 아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던 햄버거 브랜드가 넘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해장이라 하면 뜨끈한 국물을 떠올린다. 그런데 어느 날 피자집 간판에 "아침 해장 됩니다"라고 붙어 있다면 어떨까. 말이 안 되는 조합이라 웃음이 나면서도, 그 낯섦 때문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버거킹이 노린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익숙한 백반집의 언어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햄버거 브랜드에 이식해 사람들의 인식에 균열을 낸 것이다.
인식의 선을 넘은 결과는 어땠을까? 버거킹은 이번 캠페인과 함께 모닝 메뉴 판매 매장을 기존 58곳에서 120곳으로, 약 두 배로 늘렸다. 그런데 판매 매장은 두 배 늘어난 사이 일주일간 모닝 매출은 다섯 배 가까이 뛰었다고 한다. 새로 선보인 대표 메뉴 크루아상위치 역시 당초 예상 판매량의 2.5배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매장 확장 폭보다 훨씬 큰 폭의 성장이니, 캠페인이 실제 구매 행동까지 끌어냈다고 볼 수 있는 결과이다.
여기서 광고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곱씹어볼 지점이 있다. 사람들은 예상 가능한 것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좋은 카피, 좋은 캠페인 비주얼도 결국 소비자의 머릿속에 그어진 어떤 선을 건드릴 때 비로소 기억에 남고, 화제가 되고, 발걸음으로 이어진다.
물론 아무 선이나 넘어서는 안 된다. 브랜드의 맥락과 무관하게 자극만 노린 선 넘기는 반감을 사기 마련이다. 버거킹의 사례가 통한 이유는 '아침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진짜 사업적 메시지 위에,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빌려와 그 메시지를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무례함의 선은 넘지 않는 게 예의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고정관념이 그어놓은 선이라면, 오히려 과감하게 넘어서야 브랜드가 기억된다.
한국에서 브랜드를 운영하는 모든 관리자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다음 캠페인을 기획할 때 스스로에게 이 질문 하나를 던져보자.
"우리는 지금 선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두려워 안전한 선 안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닐까."
그 답이 '그렇다'라면, 이제는 넘어설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