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지난해 11월 발생했던 3천755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무단 수집 등의 혐의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6천246억8천100만원의 과징금 철퇴(鐵槌)를 맞았다.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쿠팡의 민낯은 충격적이다. 심각한 보안 불감증과 비윤리적인 사후 대처, 해킹 방치에 증거 인멸까지 도덕적 해이(解弛)의 극치를 보인다.
쿠팡은 탈퇴 즉시 파기해야 할 회원의 배송지 정보 246만 건과 계좌번호 31만 건을 내부 규정까지 어겨 가며 보관하다 유출 피해를 키웠다. 조사가 시작되자 5개월치 웹 접속 로그를 수동으로 삭제해 사실관계 규명을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등 명백한 증거 인멸 정황까지 드러났다. 데이터 무단 수집과 노동자 감시 행태도 짚어야 한다. 쿠팡은 고객 1천117만 명의 1천564만 개 웹·앱 방문 기록을 동의 없이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 경찰청 출입기자단 71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임직원의 체중 정보를 산재 소송 재판부에 무단으로 제출하는 등 브레이크 없는 일탈을 일삼았다. 고객과 직원을 그저 이윤 창출의 도구이자 통제 대상으로만 취급했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쿠팡은 이번 과징금 철퇴를 행정소송 등 얄팍한 법적 다툼으로 모면하려는 오만(傲慢)을 보여선 안 될 것이다. 뼈를 깎는 자성과 함께 무너진 내부 통제 및 보안 시스템을 원점에서 전면 재구축하고 고객 앞에 사죄하는 것만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이다. 고객의 신뢰를 잃은 기업의 화려한 실적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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