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韓, 美압박 속 신중한 균형"…'뜬금 칭찬' 일색인 이유

입력 2026-04-30 23:39:15 수정 2026-05-01 0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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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파견된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가 22일(현지시간) 오후 테레한에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에 파견된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가 22일(현지시간) 오후 테레한에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국영 메흐르통신이 최근 사설을 통해 중동 분쟁 국면에서 한국 정부의 대이란 외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9일(현지시간) 메흐르통신은 '이란 전쟁 당시 한국의 행동에 대한 전략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이 인도적 지원과 외교적 소통을 병행한 점을 주요 사례로 제시하며 "한국은 미국의 압력, 에너지 안보, 인도주의적 우려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한국의 대응을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했다. 인도주의적 활동과 평화 지향적 입장, 이란과의 직접 소통 유지, 군사적 대응 자제라는 점이다. 이를 두고 "긍정적이면서도 신중한 주체적 행위"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국제적십자위원회를 통해 5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 점이 강조됐다. 매체는 "이번 위기에서 한국은 미국의 일부 서방 동맹국들과는 달리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적십자위원회를 통해 이란에 5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부터 호르무즈 해협 및 그 너머 해역의 선박 운항 안전에 대한 협의를 위해 특사를 테헤란에 파견하는 것까지 일련의 실질적인 조치와 정치적 신호를 보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임에도 이번 사안에서 단순히 미국의 정치적 동반자로만 자신을 규정하지 않고, 적어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는 이란 국민과 군사적 압박의 논리를 구분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한국이 군사적 접근과 별개로 인도적 문제를 분리해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상황에서 특사를 테헤란에 파견한 점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매체는 "한국은 미국과의 협력에만 의존하는 대신 선박의 안전한 통항, 한국인 선원들의 상황, 해상 항로 안보 유지에 대해 이란 관계자들과 협의하기 위해 특사를 테헤란에 파견했다"며 "이러한 조치의 중요성은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 관계에도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이란과의 대화 없이는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는 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한국은 한편으로는 에너지 및 해운 분야를 비롯한 경제·안보 이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이란과의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자 했다"며 "한국 특사가 선박의 안전한 통행의 필요성과 대화와 평화의 길로 복귀하기를 희망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한국이 이번 위기를 군사적 압박이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외교적 해결 또한 필수적이라고 여겼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또 군사적 대응을 자제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매체는 "한국은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더 큰 역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성급한 군사적 대결을 피했다"며 "미국이 더 큰 역할을 요청했을때, 한국은 압박 전략에 발맞춘 즉각적인 군사적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은 미국과의 군사적 대립을 피하면서 미국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중도 정책을 채택했다"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에너지 가격, 공급망, 해양 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던 시기에 한국은 즉각적인 군사 동맹 가입보다는 검토, 협의, 위험 관리의 길을 택했고 실제로 이러한 접근 방식은 한국이 이란에 대한 작전 연합에 참여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긴장 완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의 외교적 행보가 구조적으로 미국과의 동맹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메흐르통신은 "한국은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했다.

향후 양국 관계와 관련해서는 제한적이지만 협력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매체는 이란 정부를 향해 "이란은 신중한 접근을 통해 해양 안보, 에너지, 외국인 영사 지원,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한 대화 역량을 활용하여 한국과 보다 안정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채널은 과도한 기대가 아닌 양측의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이익에 기반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정부를 향해서는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이란과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인도적 지원을 상징적인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정기적인 메커니즘으로 격상시키며, 해상 안전, 에너지, 자국민 보호와 같은 문제에 있어서 군사적 틀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외교적, 기술적 경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