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사면 요청… 이스라엘 대통령, "절반만 들어줄게"

입력 2026-04-29 14: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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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혐의 재판 종결, 사법적 합의 중재로
이스라엘 대통령에 사면 요청 반복 트럼프
네타냐후 반감↑… 총선 앞 야권 합당 세몰이

하마스와 교전 중 숨진 경찰관 란 그빌리 추모식이 지난 1월 28일 열렸다. 추모식에 함께 참석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와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하마스와 교전 중 숨진 경찰관 란 그빌리 추모식이 지난 1월 28일 열렸다. 추모식에 함께 참석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와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6년째 이어지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 혐의 재판을 매듭짓기 위해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결국 '사법적 합의' 중재 카드를 내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사면 간청 및 압박이 있던 터였다. 사면권은 대통령 권한이라는 원칙론으로 버텨오던 헤르조그 대통령이 사면권 행사 대신 합의를 위한 충분한 노력을 우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28일(현지시간) 헤르조그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의 사면 요청과 관련해 우선 총리와 검찰 측에 합의를 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혐의는 뇌물 수수와 사기 및 배임이다. 세금 우대 입법 등을 원하는 사업가들에게 샴페인, 시가, 보석 등 시가 20만 달러 안팎의 뇌물을 받은 혐의와 카타르에서 6천500만 달러에 달하는 뒷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받아왔다. 기소가 이뤄진 건 2019년 11월이고 재판도 2020년에 개시됐지만 재판 기일이 거듭 연기되며 지금에 이르렀다.

본인은 모든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때문에 총리 지지자들은 총리를 겨냥한 수사가 언론·경찰·검찰 삼각편대가 주도한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총리 자신도 지난해 11월 국가 통합을 명분으로 자신의 부패 재판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 사면 요청에 끈질겼던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마치 그의 주요 임무인 것처럼 보였던 터다. 표면적 이유는 하나다. 세운 공이 크다는 것이다. 그의 사면 요청 서한에는 "총리가 이스라엘을 평화의 시대로 이끌고 있다" "강력하고 결단력 있는 전시 총리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에도 "이스라엘에서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에게 하는 일은 끔찍하다"며 "비비를 놓아줘라, 그는 할 일이 많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지난달 있은 ABC뉴스 인터뷰에서는 "비비는 사면을 즉각 받아야 한다. 헤르초그가 사면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주 나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비비가 전쟁에 집중하기를 원한다"고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대해 헤르조그 대통령은 "사면을 받으려는 이는 규정에 따라 신청서를 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냈었다.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이자 전직 총리인 나프탈리 베네트와 야이르 라피드(오른쪽)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있을 총선에서 연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끌어내리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이자 전직 총리인 나프탈리 베네트와 야이르 라피드(오른쪽)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있을 총선에서 연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끌어내리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그러나 총리에 대한 이스라엘 내부의 반감이 적지 않다. 특히 10월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인 전직 총리 두 사람이 이끄는 두 정당이 최근 전격 합당을 선언하기도 했다. 우파 성향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와 중도 성향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26일(현지시간) '투게더'라는 이름으로 합당을 선언했다. 두 사람은 2021년 총선 직후에도 '무지개 연정'을 구성해 네타냐후 12년 독주 체제를 끝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