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희생 멈춰야" 트럼프 비판 정면 반박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과 이란의 대립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종전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강력히 권고했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내 기자회견에서 "목자로서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고 전제하며 "평화를 위한 대화가 계속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대화에) 모든 당사자가 참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평화를 증진하고 전쟁의 위협을 줄이며 국제법을 존중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모든 이들이 증오나 분열이 아닌 평화의 문화에서 해답을 찾도록 격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최근 지지부진한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을 두고 "어느 날은 이란이 '예', 미국이 '아니오'라고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며 "우리는 앞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러한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란의 정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권 교체 여부보다 인도주의적 가치가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교황은 "문제는 우리가 믿는 가치를 어떻게 무고한 희생 없이 증진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많은 무고한 이들이 죽는 것을 봤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무슬림 어린이의 사진을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전쟁의 비극을 전했다.
최근 논란이 된 이란 내 시위대 처형 및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부당한 행위를 규탄하고 사형제를 포함해 생명을 빼앗는 행위를 규탄한다"며 "정권이든 국가든 생명을 부당하게 빼앗는 결정은 규탄받아야 할 일"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는 교황이 이란 정권의 탄압에 침묵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민 정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국가가 국경에 규칙을 적용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부유한 국가들은 가난한 국가의 국민들이 자국을 떠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고 꼬집었다. 이어 "이주민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존엄을 존중받아야 하며 동물보다 못하게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 내 민감한 사안인 동성 커플 축복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독일 교구의 지침 제안에 대해 "동성 커플이나 '비정상적 상황'에 있는 커플에 대한 공식화된 축복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비공식적 축복을 허용했던 맥락을 유지하면서도 제도화에는 반대한 것이다. 교황은 "교회의 일치나 분열이 성 문제를 중심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정의, 평등, 종교의 자유 등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들이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 13일부터 10박 11일간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한 레오 14세 교황은 자신의 역할을 '목자'로 정의하며, 공개적인 비판보다는 외교적 실무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철학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