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료 美가 받겠다" 현실되나…'합작사업' 카드 꺼낸 트럼프

입력 2026-04-09 09:18:31 수정 2026-04-09 09: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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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영등포구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에서 열린 이란 전쟁의 진실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관한 토론회에서 호르무즈해협 지도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영등포구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에서 열린 이란 전쟁의 진실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관한 토론회에서 호르무즈해협 지도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2주간 휴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과 함께 통행료를 받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8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와 관련해 "합작 투자로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이 수로를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이며, 다른 많은 세력으로부터도 보호하는 방법"이라며 "정말 멋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인터뷰를 한 ABC뉴스의 조너선 칼 기자는 이 내용을 자신의 SNS 계정에 공유하면서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괜찮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합작으로 통행료를 징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도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도 통행료를 받는 건 어떤가? 나는 그들이 받게 두는 것보다 우리가 받는 게 낫다고 본다"며 "왜 우리가 못하겠나? 우리는 승자다.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2주 임시 휴전 합의 이후에도 자신의 SNS인 소셜트루스에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함께 경제적 이익 창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많은 긍정적인 조치들이 있을 것이며, 큰 수익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란은 재건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은 기존 미국 정부 입장과는 다소 결이 다른 측면도 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이 추진해온 통행료 부과 방안에 대해 "불법적이며 세계에 위험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전쟁 이전 기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이 해역을 통과했다.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는 구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이란은 일부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요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내부에서도 해협 통제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는 해협 관리 계획안을 승인했으며, 여기에는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부과 방안이 포함됐다. 통행료를 자국 통화인 리알화로 징수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으며, 구체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선박에는 최대 200만달러(약 30억원) 수준의 비용이 요구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실제로 통행료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해협에 대한 물리적 통제와 함께 국제사회와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이란이 통행료를 공동 징수하는 방안에 대해 "대통령이 제안한 아이디어로 향후 2주간 계속 논의될 사안"이라면서도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통행료 징수 여부와 관계없이 어떠한 제한이나 지연 없이 즉각적으로 해협을 안전하게 개방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통행료 지급 여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회에서 관련 질의에 "(통행료 지급을)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