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공격을 두고 국제정치학계에서는 이번 작전의 실질적 겨냥점이 '중국'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핵 협상 결렬과 반미 정권에 대한 대응을 내세웠지만, 자원과 영향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 작전의 명분으로 핵 프로그램 재건 시도와 중동 내 위협을 들었다. 그러나 외교적 해법 대신 군사 행동을 택한 배경에는 미국의 지배적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이른바 '돈로 독트린(돈로주의)'식 접근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을 중국의 중동 기반 자체를 약화·무력화하려는 시도로 해석한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러시아·이란·북한과 함께 '새로운 악의 축'을 형성해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흔들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중국은 정치·경제·군사 전반에 걸쳐 이란을 핵심 파트너로 지원해 왔으며, 이를 통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이란 석유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구매하며 이란 경제를 지탱해 왔고, 이란의 핵·미사일 역량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다는 주장들이 제기돼 왔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란 정권의 향방이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직결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발표된 IER(Institute for Energy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 석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지난해 기준 중국의 해상 원유 수입량 가운데 베네수엘라산 석유는 약 4.5%, 이란산 석유는 13.4%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속적인 국제 제재 속에서 중국이 베네수엘라·이란·러시아 등 제재 대상국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원유를 들여오는 이점을 누려왔지만,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 축출과 이란의 정치적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이러한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까지 공급망에서 이탈할 경우 중국의 에너지 조달 비용과 전략적 선택지 모두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베네수 마두로 축출, 그린란드 압박의 속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은 중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공세 역시 중국 견제 전략의 일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전용기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는 국가 안보와 국방의 관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러시아와 중국 함선이 인근 해역을 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는 나토와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중남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외교적 압박을 계기로 서반구 전반에서 중국과 러시아, 이란, 쿠바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이후 이어진 미국의 강경 기조는 '돈로 독트린'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불리며, 경쟁 강대국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에 대해 CNN은 "베네수엘라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를 기습 군사 공격으로 체포 한 후 상황이 진정되면서 미국 관리들은 중국을 또 다른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중국은 수년간 남미 국가인 베네수엘라의 유전과 기반 시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왔으며 마두로의 축출은 이러한 파트너십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 전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뿌리 뽑겠다는 가장 강력한 경고 신호"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개입이 중국의 석유 수출 통로를 차단하려는 목적이었다면, 그린란드 압박 역시 그린란드의 희토류를 확보해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독점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본다.
◇궁극적 목적은 중국 견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이 단순한 정권 교체나 경제적 압박이 아니라 중국이 인도·태평양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장기 전략이라고 본다.
중국의 체제를 무너뜨리기보다는 힘의 확장을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동맹국과의 부담 분담, 산업 재무장, 전략적 요충지 통제가 핵심 수단으로 거론된다.
폭스뉴스는 지난 3일 "돈로 독트린의 핵심 위협은 명확하다. 바로 중국이 '주도적인 위협'이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 역시 중국을 미국의 군사·경제·기술적 패권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NDS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산업 역량 확대가 미국 국방 계획의 속도를 좌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힘을 제한하려는 것이지 중국의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는 무분별한 봉쇄가 아니라 규칙에 따른 경쟁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억지력이 신뢰할 만하기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 및 외교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중남미·카리브해 지역 개입 및 군사적 조치에 대해 강하게 규탄하면서 도군사적 맞대응보다는 경제·외교·개발 협력을 앞세운 '소프트 파워'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미국이 자국 주변 지역에서 무제한적 권한을 행사하려 할 경우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국제적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그린란드 사례처럼 동맹국까지 압박 대상으로 삼는 방식은 나토 내부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