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유엔 총회 연설을 마친 뒤 뉴욕에서 주최한 정상 환영 만찬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고 별도의 일정을 소화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이번 만찬에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145명의 정상급 인사와 배우자들이 참석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145명의 고위 인사들과 배우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고 일부는 몇 시간을 기다렸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찬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짧은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같은 시각 뉴욕에서 강경화 주미 대사 내정자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등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초청해 별도의 만찬을 가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조선일보 등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해당 만찬은 개별 초청이 아니라 올 사람들은 오라는 식이었다"며 "오피니언 리더 초청 만찬 일정이 먼저 잡혀 있었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도 지금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불과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고 다음 달 APEC 정상회의 때도 다시 만나게 된다"며 "만찬장에서 잠깐 얼굴을 보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신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대미 투자 패키지와 통화 스와프 문제를 직접 설명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베선트 장관에게 외환시장 문제를 상세히 설명했다는 점에서 이후 협상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3일 저녁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영 만찬에 주요국 정상과 배우자, 거물급 외교 인사 등 145명이 모였다"며 "하지만 이 대통령은 불참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설득하고 관세 협상을 매듭지어야 하는 우리 현실을 외면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가 아니더라도 140여 명의 전세계 주요 정상과 외교 인사들이 모였다면 무조건 참석해 대한민국 외교 지평을 넓혔어야 했다"며 "이마저도 스스로 포기했다. 이 정도면 셀프 왕따 인증 아닌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