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빨래를 했어요. 죄송합니다."
최근 강릉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짧은 글 한 줄이 수많은 시민의 공감을 자아냈다. 글쓴이는 28일 "간밤에 둘째가 실수해 이불을 빨았다"며 "여러분이 아껴주신 물을 써서 죄송하다. 오늘 물을 좀 덜 마셔야겠다"고 적었다. 이 글은 지역 사회가 얼마나 극심한 가뭄과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수기 사용도 자제한다", "기저귀를 다시 채웠다", "설거지를 미루고 물을 모아 쓴다"는 등의 절수 실천 경험이 이어졌고, "이게 미안한 일이 된 게 더 마음 아프다"는 공감도 나왔다.
현재 강릉시는 역대 최악의 가뭄 상황을 겪고 있다. 시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5.7%로, 평년의 71%에 훨씬 못 미친다. 지난 20일부터는 각 가정의 수도 계량기의 50%를 차단하는 제한급수가 시행됐으며, 강릉시는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질 경우 75% 차단까지 자율 시행에 맡기기로 했다.

물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물 절약 운동도 곳곳에서 퍼지고 있다. 지역의 한 뷔페 식당은 최근 맘카페를 통해 9월 6일까지 점심만 영업하겠다며 "강릉 시민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는 마음이 불편해 저녁 장사를 당분간 쉬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호텔, 리조트, 골프장 등 대규모 시설에는 냉소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농작물은 타들어 가는데 골프장 잔디는 물을 맞고 있다", "대형 숙박업소도 제한급수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일부 시민들은 대형 리조트 앞에서 물 절약 동참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강원특별자치도는 29일 강릉 지역에 대한 재난사태 선포를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동시에 강원도교육청은 제한급수로 위생 및 급식 유지가 어려운 강릉 내 학교들에 생수를 지원하기 위해 4억9000여만 원의 예비비를 긴급 편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뭄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영동은 올해 들어 이달 26일까지 누적 강수량이 예년 같은 기간의 51.3%에 불과하다. 특히 강릉은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44.0% 수준에 그친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강릉시 생활·공업용수 가뭄단계는 최고인 '심각'까지 올라 있는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9월 1일부터 2일 오전까지 중부지방과 백두대간 서쪽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되지만 강릉 등 강원영동은 강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기압골 남하 여부에 따라 9월 5일 한 차례 더 비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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