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당대회 후 첫 페북글…김건 '김정은 中전승절 참석' 분석 인용

입력 2025-08-28 16:11:42 수정 2025-08-28 16:23:28

한동훈, 김정은. 연합뉴스
한동훈, 김정은.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장동혁 신임 대표 당선이 골자인 국민의힘 전당대회 종료 후 첫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렸다.

다만, 전당대회 얘기가 아닌,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외교·안보 관련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28일 오후 3시 53분쯤 페이스북에 김건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3분 전인 3시 50분쯤 올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 관련 분석 글을 공유했다.

김건 의원은 "김정은은 과거 2015년 러시아 전승절에 초청을 받았지만 의전 문제로 발길을 돌린 바 있다. 다자외교 무대에서도 러시아에 국빈에 준하는 최고의 대우를 요구했으나 국격에 맞춰 여러 국가들 중 하나로 취급받을 가능성이 높자 참석을 취소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런 전례 때문에 김정은의 이번 중국 전승절 참석 결정의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며 김정은의 중국 전승절 참석 배경을 풀이했다.

2015년 9월 3일(현지시간) 당시 박근혜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이 중국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9월 3일(현지시간) 당시 박근혜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이 중국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첫째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사정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꾀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면서 "제가 얼마 전 페이스북에 썼듯이 북한 환율은 작년 대비 3배, 쌀 가격은 2배 넘게 치솟았다. 러북 결탁으로 러시아로부터 군사기술과 무기는 얻었지만 민생 경제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정은은 푸틴과 밀착하며 소원해진 북중 관계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식량·에너지·무역 전반에서 중국은 북한 경제의 거의 유일한 숨통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두번째로 외교적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2달여 동안 선제적 유화 조치가 연이어 발표됐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언급됐다. 북한으로서는 한미가 손을 내밀어도 북한이 거부한다는 이미지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건 의원은 "지난 20일 김여정은 '한국의 위정자들이 유화적인 모습을 연출하는데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평화시늉과 관계개선에 대한 장황한 횡설수설을 계속하고 있는데는 궁극적으로 조한관계가 되돌려지지 않는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우자는 고약한 속심이 깔려있다'는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면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한미일이 단합하고 시진핑 주석 APEC 방한이 예정된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서방국가들이 부정적으로 여기는 중국 전승절에 와서, 북·중·러 연대를 강조하고,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접점을 넓혀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판문점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2019년 판문점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셋째, 장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재등장을 활용할 외교적 공간 확보 시도일 수도 있다"면서 "벼랑끝 외교 사이클을 시작하기 위한 외교적 준비작업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김정은은 과거 여러 차례 결정을 번복한 전력이 있다. 이번 전승절 참석도 의전 문제 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김건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로서는 북한의 의도대로 일이 굴러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북한이 경제를 회복하는 길은 비핵화와 남북관계 정상화임을 절감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과거 '비핵화 불가'를 외치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태도를 바꿨듯이, 이번 전승절 참석도 '비핵화의 길'로 돌아오는 시발점이 되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7월 2일 오후 5시 23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시 대통령실이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 여부를 두고 중국과 협의 중이라는 소식을 언급, 불참을 촉구한 바 있다.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의 행사 참석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