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호 전 부장판사, 동대구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혁명은 국가, 사회에 대한 기존의 질서를 부정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기 위하여 비합법적 방법으로 체제를 변혁하는 것을 말한다. 혁명에 의한 체제 변혁은 정권 교체 보다는 광범위한 변화를 수반하는 것을 말하지만 비정상적 정권 교체도 광범위한 변화가 따르면 혁명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혁명의 결과가 반드시 좋은 결실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초창기 거창한 구호로 혁명에 성공하였지만 종국에서는 이전 보다 진전되지 못한 결과로 귀결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의 결과 팔라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슬람 공화국을 창설하였지만 이후 호메이니 10년, 하메네이 36년 등 장기 집권을 초래하여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하였다. 공화국은 허울이고 엄격한 이슬람 계율을 강요하는 신정왕국을 건설하였다. 인근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레이트 등 왕정국가에 비하여 경제와 문화가 발전되지도 못하였다. 올 6월 이스라엘이 이란 국토에 전투기를 발진시켜 대규모로 공습하였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당한 허약한 국가가 되었다.
러시아는 1917년 공산혁명의 결과 로마노프 왕조가 무너지고 레닌이 집권하여 공산주의 정권을 탄생시키고 인근 15개 국가와 연합하여 소비에트 연방을 창설하였다. 이후 스탈린, 후르시쵸프, 브레즈네프 등으로 장기 집권이 이어지면서 공산독재 국가를 건설하였다. 서구에 비하여 경제와 문화가 현저히 퇴보하였고 1991년 고르바쵸프 집권 시대에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어 러시아만 남았고 공산당은 러시아 내에서도 소수당으로 전락하였다. 인근 우크라이나와 4년째 전쟁을 벌이면서도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는 1789년 혁명의 결과 루이 왕조가 무너지고 공화정이 실시되었지만 공화정 수립 과정에서 혼란을 극복하지 못하였다.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를 거친 다음 혼란을 수습하기 위하여 1799년 나폴레옹이 종신 대통령이 되었고, 1804년에는 황제로 등극하는 비극을 초래하였다. 독재 왕정을 폐지하고 그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독재 황제가 탄생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시민혁명이 없었던 인근 영국, 독일에 비하여 민주화가 진전되고 경제와 문화가 발전하지도 못하였다.
북한은 1945년 무산계급 혁명을 기치로 38선 이북에서 공산정권을 수립하였지만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3대 세습 왕조를 탄생시켜 정치활동이 제약되고 경제가 낙후되었다. 38선 이남에서 자유민주공화국을 수립한 남한에 비하여 경제와 문화가 현격하게 퇴보하였다.
일본 메이지 유신은 역사가들이 거의 모두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으며 부정적 평가를 한 역사가 또는 게시물을 보지 못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도 변방이었지만 1868년 메이지 유신을 단행하여 서구문물과 제도를 먼저 도입한 결과 서구 열강과 자웅을 겨루는 강대국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건국 이래 여러번 비정상적 정권 교체가 있었다. 1960년, 1961년, 1980년, 2017년, 2025년 등 5차례이나 앞서 말한 사례와 같은 정도의 근본적 혁명은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변혁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1960년 4·19는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되었지만 정국 안정과 경제발전을 가져오지 못했다. 1961년 5·16은 정치적으로는 군사쿠데타로 기록되었지만 이후 경제적 발전을 가져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평가된다.
2017년 박근혜 정권을 중도 하차시키고 문재인 정권이 탄생하였지만 규제 확대, 집값 상승, 국가 부채 폭증 등의 부작용을 가져왔을 뿐 경제는 제자리 걸음을 하였고, 정치는 분열과 대립을 가져왔다고 평가된다. IT분야의 혁신 역량은 오히려 퇴보하였다.
2025년 윤석열 정권을 중도 하차시키고 이재명 정권이 탄생했는데 문재인 정권의 실패를 답습하지 말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정착시키고 사회를 통합하여 선진국으로 도약하기를 바란다
모든 혁명은 빛과 그림자가 있다. 혁명은 시작보다 완수가 어렵다. 지지층 만을 염두에 두고 개혁을 게을리하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쿠데타가 자주 발생하는 동남아, 아프리카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고 국민적 통합을 통해 국정의 안정과 경제의 발전을 이루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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