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는 지난 2023년 10억2천만원을 들여 스마트 경로당 110곳을 조성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노래·운동·웃음교실 등을 운용하겠다는 취지였다. 비대면 화상 시스템을 통해 스튜디오에서 송출(送出)되는 프로그램을 보고 함께하는 방식이다. 스튜디오와 양방향 소통도 할 수 있고 다른 스마트 경로당들과의 화상 대화도 가능하다. 각종 정보 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관리다. 이를 활용하는 스마트 경로당은 전체의 절반 정도인 54%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아예 모니터도 켜 두지 않거나 소파, 집기 등에 막혀 접근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로(年老)하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많은데 2층에 설치돼 무용지물(無用之物)인 곳도, 이러한 프로그램이 송출되는지조차 몰랐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렇다 보니 시행 2년이 지나도록 정착은커녕 예산만 허비(虛費)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스마트 경로당 유지 보수 비용에 1억원, 통신비 3천만원, 프로그램 운영에 2천700만원이 투입됐다. 구청은 스마트경로당활동지원가 30여 명을 경로당에 파견해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지원 인력이 경로당 수에 비례해 배치될 필요는 없다. 스마트 기기뿐 아니라 인력 역시 효과적으로 활용·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백(自白)에 다름 아니다.
스마트 시대와 초고령 사회에 맞춰 발 빠르게 스마트 경로당을 도입한 데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유지비 등 관련 비용만 매년 2억원 가까이 드는데 제대로 활용, 관리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을 넘어 '돈 먹는 하마'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우선 복잡한 프로그램 참여 절차를 단순화하고 프로그램 활용 및 방치(放置) 실태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 뒤 지원 인력의 정기적인 순회(巡廻) 방문을 통해 실시간 참여 독려와 함께 시스템 관리 및 활용 교육을 할 필요도 있다. 장기적으론 각 경로당 회원 중 보조 인력을 양성해 자체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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