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환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청장님, 첫걸음 R&D 지원 덕분에 우리 기술이 상용화를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올해 봄, 대구의 한 창업 기업을 방문했을 때 대표가 건넨 말이다. 창업 5년 차를 맞은 이 기업은 신소재를 활용한 전자부품 기술개발에 도전했지만, 필요한 자금과 연구개발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첫걸음 R&D' 지원을 통해 연구개발에 성공했고, 이제는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중소기업들은 R&D 투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자금 부족, 연구 인력 확보의 어려움, 조직 역량의 한계 등 현실적 제약 앞에서 기술개발의 첫걸음을 떼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하 대경중기청)은 이러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지난해부터 '창업성장기술개발'과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 R&D 사업을 직접 수행하며, 기업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왔다.
특히 지난해 대경중기청 등 3개 지방청에서 시범 운영된 지방청 R&D 사업은 올해 전국 13개 지방청으로 확대됐다. 이는 중앙 주도의 획일적인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산업의 특성과 기업 수요를 반영한 '현장 밀착형' R&D 지원 체계가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이 체계는 지역 중소기업들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전념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글로벌 공급망 변화, 디지털 전환, 친환경 규제 강화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둘째, 인구 감소와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려면 기술개발을 통해 수출을 확대하고,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 아울러, 단순 모방이나 가격경쟁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시대다. 차별화된 기술과 독자적인 제품을 갖춘 기업만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대경중기청은 두 가지 R&D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창업성장기술개발(첫걸음)' 사업은 창업 7년 이하(신산업 창업기업은 10년 이하), 연 매출 20억원 미만인 대구경북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1개 과제를 선정해 최대 1년 6개월 동안 과제당 2억원까지 지원한다. 특히 지역 산업 부합성, 투자 유치 이력, 해외 진출 계획 등 지역 특화 평가지표를 반영해 지역 기업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과제를 우선 선정하도록 설계했다.
또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소부장)' 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연 매출 20억원 이상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5개 과제를 선정해, 최대 2년 동안 과제당 5억원까지 지원한다. 이 사업 역시 지역사회 기여도, 지식재산권 보유, 해외 진출 역량, 개방형 혁신 실적 등을 평가에 반영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한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지역 산업의 중심이다. 대구경북의 중소기업들이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역 경제를 이끌어 가는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대경중기청은 기술 창업 기업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해 현장을 발로 뛰고, 기업의 애로를 함께 해결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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