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예진] '미라클 폴리틱스'를 향한 한걸음, 정치후원금 기부

입력 2024-11-26 18:51:50 수정 2024-11-26 18:53:49

윤예진 청송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주무관
윤예진 청송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주무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지나 '소확성'(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이 MZ세대의 두드러진 삶의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조사한 MZ세대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 응답자의 70%가 '사소한 성취도 내 삶에 큰 의미가 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숏츠,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을 통해 10초 남짓한 'K-POP 댄스 챌린지'를 하고, 매일 30분씩 일찍 일어나 영단어 암기, 가벼운 운동 등 자기계발을 실천하는 '미라클 모닝'을 그 예시로 들 수 있는데 이처럼 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할 수 있는 행복이나 성취를 추구하는 '소확'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확은 개인이 소소한 행위를 통해 비교적 빠른 성취감을 얻는 것이 핵심이기에 '정치발전'과 같은 거대 담론에 있어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내가 기표한 투표지 한 장이 내가 사는 세상을 확실하게 더 낫게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것이다.

우리는 이미 소소한 행위가 불러오는 나비효과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왔다. 선거를 관리하다 보면, 후보자별 득표수가 근소하게 차이가 나서 재검표를 진행하는 일이 꽤 발생하기도 한다. 개인의 투표 행위는 소소할지라도 투표지 몇 장의 차이로 당선인이 바뀌고 이에 따라 지역사회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정치자금 영역에서도 '소확'은 결코 낯선 단어가 아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08년 첫 대선을 치를 당시 7억5천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모금했는데 이 중 80%가 다수 일반인들의 200달러 이하 소액 기부로 마련됐다.

유명 정치인 위주로 형성됐던 선거 펀드는 최근 정치 신인을 포함한 다양한 정치인들이 출시하고 있다. 선거 펀드는 후보자와 지지자 사이의 개인 간 거래로서 후보자는 지지자로부터 빌린 돈을 정치자금으로 활용한 후 선거비용을 보전받으면 원금에 통상적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지지자들은 펀드를 통해 일정 수익을 얻음과 동시에 자신이 꿈꾸는 사회를 실현해 줄 수 있는 정치인을 후원하며 실질적인 보탬이 되고자 한다. 이처럼 정치 영역에서도 투표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방법으로 더 나은 정치와 민주주의를 성취하기 위한 개미들의 투자가 현재 진행 중이다.

다만, 조금 더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서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기부된 정치후원금은 적법하게 수입·지출이 될 수 있도록 정치자금 회계 보고 등의 장치로 투명하게 공개된다. 또 선거관리위원회가 점검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에 대한 '투자금'이 적절하게 사용되는지 그 건전성을 확인할 수도 있다.

다양한 정당의 정치활동을 응원하고 싶다면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탁해 특정 정당에 지급하도록 할 수 있으며, 후원하고 싶은 정당 또는 정치인이 있다면 등록된 해당 후원회에 직접 기부할 수도 있다. 기탁금의 경우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도 기부할 수 있고 1회 1만원 이상이면 가능하니 진정 소소하지만 확실한 투자인 셈이다.

기부금은 연말정산 시 연간 최대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일종의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투표가 정치 참여의 시작이라면, 정치후원금 기부는 정치발전의 시작이다. 정치후원금이라는 주식에 투자해 정치발전이라는 가치 있는 수익을 얻기 위한 소소한 한 걸음을 내디뎌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