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분석…"8천명 1주일 사상자 인원에 불과"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북한군 병력 약 수천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군 투입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서남부의 우크라이나 국경 쪽에 위치한 쿠르스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북한군 우크라 국경 배치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7천여명이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됐으며, 60mm 박격포와 피닉스 대전차유도미사일(ATGM), 야간투시경 등으로 무장했다고 우크라이나 군이 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은 이날 공개한 자료에서 "10월 마지막주 현재 침략국 러시아가 북한 육군 병사 7천명 이상을 러시아 해안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인근 지역으로 배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연일 러시아에 들어간 북한군 동향을 타전하면서 이에 맞서려면 서방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호소 중으로, 구체적 근거나 정황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도 DIU는 북한군이 최소 28대의 러시아 항공우주군 소속 군용 수송기로 전선으로 배치됐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에게 60mm 박격포, AK-12 소총, RPK/PKM 기관총, SVD/SVF 저격총, 피닉스 ATGM, 휴대용 대전차 유탄발사기(RPG-7) 등의 무기를 제공했다고 DIU는 전했다.
북한군에게는 또한 야간 투시경, 열 화상 카메라, 분광 조준기, 망원경 등의 장비도 지급됐다면서, 북한군은 러시아 극동의 훈련소 5곳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DIU는 언급했다.
◆미국 "수일 내 투입"
미국은 수일 내에 전장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러시아는 북한군에 포병, 무인기, 참호 공략을 포함한 기본 보병 작전 훈련을 시켰다. 또 북한군에 러시아 군복과 장비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최전선 작전에 북한군을 투입할 의도가 있다는 걸 시사한다. 아직 북한군이 전투에 참전했는지는 파악이 정확히 안되지만 며칠 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투에 합류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도 이를 인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KBS 인터뷰에서도 "현재까지 북한 병력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고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전투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며칠 내로 교전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북한군 1주일 사상자 규모에 불과
북한군 8천여명은 러시아의 1주일 사상자 규모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군 파병이 러시아의 병력 충원 문제에 장기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의 한 달 평균 사상자는 3만6천명 정도로 추산했다. 매달 러시아군 신병 모집 규모는 2만5천~3만명으로 추정된다.
ISW는 이는 러시아의 충원 능력이 병력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할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쿠르스크주 전투에 돌입할 준비를 하는 북한군 8천명은 그 규모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체 최전선에서 1주일 동안 발생하는 러시아군 사상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ISW는 "소모적인 공격 작전에 북한군이 투입된다면 북한의 사상자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서방 우크라 추가 지원할까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에 맞서 서방의 지원을 강력 요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러시아에 배치된 북한군이 전장에 도착하기 전에 조처해 달라고 촉구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일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나 영국, 독일 모두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군이 훈련 중인 캠프에 대한 선제 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한군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 내부 깊숙한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서방산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한 동맹국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중장거리 미사일을 지원받아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러시아의 보복에 따른 확전 가능성이 큰 데다 미국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보유고도 그리 넉넉하지는 않아서다.
게다가 미국은 이미 러시아와 북한에 대해 전례가 없는 수준의 강도 높은 제재를 계속 취해왔기 때문에 추가 제재안을 마련하기도 여의치 않다.
더구나 미국은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이어서 내부적으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상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싸우는 것에 대해 대응할 만한 선택지가 거의 없다"면서 "미국은 북한의 파병으로 러시아가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쓸 수 있는 옵션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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