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룡 인텔, 모바일·AI 혁명에 뒤처져
AI 반도체 시장 장악 엔비디아 시총 1위도 넘봐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던 '공룡 기업' 인텔이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서 제외됐다. 인텔이 떠난 자리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절대 강자 엔비디아가 진입하면서 산업 지형도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수 운영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는 이달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8일 거래부터 다우지수에서 인텔을 제외하는 대신 AI 열풍의 대표적 수혜주인 엔비디아를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S&P 측은 "지수 내 반도체 산업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의 대표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무는 인텔, 떠오르는 엔비디아
인텔은 1970년대 후반부터 50년 가까이 개인용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왔다. 인텔이 다우지수에 편입된 것은 25년 전인 1999년이다.
하지만 이후 인텔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반도체 시장이 급변할 때 주도권을 놓쳤고 AI 시대에도 대응하지 못했다. 주력인 CPU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AMD에 추격을 허용하면서 최근에는 후발주자인 퀄컴에 사업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재무 전문가들이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기술 혁신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점이 주요한 실책으로 꼽힌다. 2021년 엔지니어 출신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반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50.25달러였던 주가는 반토막 수준인 23.2달러로 떨어져 다우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가장 성적이 저조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AI 열풍을 타고 주가가 급등, 지난해 240%가량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73% 이상 상승하며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2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인텔이 2005년 당시 200억 달러(약 27조6천억원)에 엔비디아 인수를 고려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도 AI 산업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앞다퉈 사들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차세대 AI 칩 블랙웰에 대해 "수요가 엄청나다(insane)"고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 월가 "테크 업계 역사적 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다우지수 편입 종목 변경에 대해 AI에 따른 기술 산업 지형 변화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AFP 통신은 기술 업계에서 역사적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년 전만 해도 생각지도 못했을 일이라면서 기술 업계에서 운명의 뒤바뀜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수재나 스트리터는 "이번 일은 인텔의 평판에 타격이 될 것"이라며 "다우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없을 경우 인텔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우지수는 미국 다우 존스사가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된 우량기업 주식 30개 종목(일명 '블루칩')을 기준으로 해 산출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다. S&P500지수, 나스닥지수와 함께 미국 3대 주가지수로 꼽힌다.
다우지수는 미국 산업 변천사를 한눈에 보여주지만 우량기업 30개 종목으로만 구성돼 있어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현재 빅테크 중에서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이 다우지수에 포함돼 있지만 구글, 아마존, 메타는 들어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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