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망자 10명 중 1명 이상 외국인 근로자…산업안전훈련은 참여율 낮아

입력 2025-08-24 16:38:23

23일 강원 강릉시 한 농촌 마을에서 베트남 전통 모자인
23일 강원 강릉시 한 농촌 마을에서 베트남 전통 모자인 '논라'를 쓴 외국인 근로자들이 감자를 캐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산업안전 교육 훈련 참여율이 상당히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고용허가제(E-9) 외국인력을 대상으로 한 산업안전 등 특화훈련에 참여한 인력은 7월까지 718명에 불과했다. 올해 목표 인원 6천명 대비 11.9% 수준이다.

E-9 특화훈련이란 외국인 근로자에게 입국 초기 산업안전·직무기초 훈련, 한국어, 문화 교육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3년 조선업부터 시범 사업을 진행한 특화훈련은 제조·임·광·가사·서비스업 등으로 범위를 넓혀왔다.

지난해 특화훈련에는 목표인원 4천명 대비 31.6%(1천264명)가 수료했다.

올해 특화훈련에 참가한 인원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670명, 임업 42명, 광업 6명이다. 건설업과 서비스업, 가사업은 단 한명도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제조업에서 1천152명이 훈련에 참여하면서 대부분이었다.

건설업, 서비스업, 임업은 훈련받은 인원이 한명도 없었다. 가사업에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의 일환으로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특화훈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2024년 E-9 외국인력 도입 계획 확대에 따라 훈련 목표를 설정했다"며 "그러나 입국 인원 미달과 중소기업 여건상 인력 공백에 대한 부담 등으로 참여 인원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노동부의 E-9 입국 인력 수요 예측 미비는 국회 예산정책처에서도 문제로 지적됐다. 노동부는 이번 사업에 지난해 144억원을 편성했지만,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수십억원의 불용액이 발생했다. 특히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216억원에 달한다.

예산정책처는 '2024 회계연도결산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보고서'에서 "노동부는 연례적인 집행 부진에도 2025년 외국인력 특화훈련에 대한 수요를 과다하게 편성했다"며 "이번 사업의 목표 인원을 현실적으로 설정하고 사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주영 의원은 "E-9 비자 특성상 이주노동자는 짧은 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현장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한국 정착과 노동자의 산업안전 교육을 지원하는 특화훈련은 필수적인 제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업이 현실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E-9 산재 현황 파악, 사업주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 적극적인 사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 산재사고 사망자 287명 가운데 외국인은 13.2%(38명)에 달했다. 산재 위험이 높은 건설 현장이나 소규모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 보니 외국인 산재 사망자는 매년 10%를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