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입력 2025-08-22 14:29:35 수정 2025-08-22 14:48:53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해 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장에 축하 화환을 보내면서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됐다. 정치적 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상황에서 오간 '의전성 상징물'이 눈길을 끈 것이다.

2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행사장 입구에 정청래 대표 명의의 화환이 설치됐다. 같은 자리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의 화환도 나란히 놓였다. 화환에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청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정 대표가 화환을 보낸 것은 국민의힘과의 협치를 거부하고 있는 기존의 정치적 기조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정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의 계엄령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힘을 '내란당'으로 지칭해 왔다. 이날 오전에도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열 번, 백 번 해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의 해산 사유는 내란 예비음모 내지 내란선동 혐의였다"며 "통합진보당 해산 사례를 볼 때 국민의힘을 해산시키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정 대표는 국회 의결로 정당 해산 안건을 국무회의에서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재판소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수락 연설에서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라며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국힘)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악수는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국민의힘과의 공개적 접촉마저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광복절이었던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행사 내내 옆자리에 앉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및 원내대표와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야 간 협치를 일축해 온 정 대표의 행보와 달리, 대외적으로는 의전적 예우는 유지하려는 기류가 읽힌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난해 9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취임 당시에도 대통령실과 민주당 사이에 '축하 난 전달'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축하 난을 전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했고, 민주당은 "그런 연락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22일 오후 청주 오스코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연다.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 청년 최고위원 1명 당선자가 나오게 된다.

차기 대표직을 두고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가나다순) 후보가 선거를 치른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거쳐 오는 26일 대표가 선출된다. 최고위원 후보로는 김근식·김민수·김재원·김태우·손범규·신동욱·양향자·최수진 등 8명,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는 손수조·우재준 등 2명이 출마했다.

이번 지도부의 임기는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