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한·미 통상 환경, 협상 집요함과 현장 목소리 필요"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지역 산업계 대응책 강조
정해관 대구시 국제관계대사는 통상 협상의 핵심은 집요함과 실질적인 현장의 목소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사는 외교통상부 다자통상협력과 재직 당시 국내 첫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칠레 FTA 협상의 주무로서 전체적인 과정을 조율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등장할 경제, 관세 분야의 주요 의제는 무엇으로 예상되나
▶정상회담을 계기로 앞서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문서들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품목 관세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 모두 25%에서 15% 낮추기로 한 뒤에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반발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은 18일부터 50%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407개 파생상품에 확대해서 적용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자동차를 포함한 미국업계의 요청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공식적인 시행 시기가 논의될 수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지역 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큰 관심이다.
▶우리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최소 15% 이상이 유지된다. 기존 한미 FTA 체제와 비교하면 수출 경쟁력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이다. WTO 협정에서도 명시하듯이 무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다. 그런데 통상 환경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사업을 운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철강 파생상품 관세가 큰 충격을 주었지만 앞으로 반도체, 의약품 관세 분야에도 파생상품이 있을 수 있고 철강과 유사하게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언제 어느 때 새롭게 관세 부과의 대상이 될지 알 수 없으므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계속되는 셈이다.
-대구시 등 지자체와 지역 산업계가 준비할 것은 무엇인가
▶대구를 포함해 지역 업계단체와 지자체 등에서는 지역 산업계가 겪는 현장의 어려움과 개선책에 대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모아서 한미간의 협의 과정에 꾸준히 전달해야 한다. 협상당국이 현장의 상황을 알아야 협상에 힘이 실리고 협상 결과도 의미를 지닌다. 미국도 통상협상을 할 때는 업계와 긴밀히 협의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앞으로 통상 환경의 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에 대한 지원과 보완책 등이 논의될 수 있는데, 이때도 지역의 상황과 목소리가 잘 전달되어야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될 수 있다.
-미국과 통상 협상을 할 때 우리 측이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미국과 협상할 때는 집요함과 끈질김이 필요하다. 미국은 우리보다 국력이 앞서므로 협상의 수단이 더 많다.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의 이해가 개입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로 인해 쉽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이해를 반영하고 국익을 취하려면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윈-윈 패키지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 통상 협상 결과에는 수천, 수만명의 한숨이 담겨 있고 많은 사람들이 생계와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점을 늘 염두에 두고 실질적인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협상을 진행하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국제 통상 환경 속에서 지역 기업들이 취해야 할 생존 전략은 어떻게 전망하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들은 미국 현지 투자를 늘려서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 시장의 장벽이 높아졌으므로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 시장 다변화가 필수 요소다. 그동안 관심이 적었던 내수 시장도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관세가 모자이크처럼 엮여 있으므로 구체 품목별로 관세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고 다른 수출국이나 미국 국내업체에 비해 경쟁이 유리한 품목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을 보완해 가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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