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에 즈음하여

입력 2024-09-12 14:11:36 수정 2024-09-12 18:33:12

김종한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원장

김종한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원장
김종한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원장

지금까지 대구 사람들은 외지에서 온 지인이 어디를 구경 가면 좋은지 물으면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물론 대구에도 훌륭한 장소가 많다. 수성못도 있고, 팔공산도 있다. 김광석거리도 있다. 그런데 이런 장소가 좋은 곳이긴 하지만 꼭 가 보아야 하는 곳이란 느낌은 사실 크게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꼭 가 보라고 자신 있게 즉시 대답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 그건 지난 9월 2일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했기 때문이다.

대구간송미술관은 국립중앙박물관 못지않은 우리나라 고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전시하게 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우리나라의 다른 미술관들이 갖고 있지 못한 한국 고미술품들을 수없이 소장하고 있다.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어느 미술관보다 많이 소장하고 있다. 이런 미술품들을 보려면 이제 대구간송미술관에 가야 한다. 기존에 있던 서울 간송미술관은 규모가 작아 일부 미술품의 소장 역할만 할 것으로 알려졌다. 간송 선생이 수집한 한국 고미술작품을 보려면 이제 대구에 와야 한다. 대구에서 우리나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유일한 것이 생겼다. 그것이 대구간송미술관이다.

간송미술관이 대구에 개관하기까지 많은 분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간송미술관의 대구 입지를 결정한 전인건 관장을 비롯한 간송미술재단 관계자 여러분, 마치 내 일인 양 대구 유치에 발 벗고 나선 조력자분들, 그리고 대구시 관계자 여러분, 이런 분들의 노력의 결과로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하게 되었다. 모든 분들의 헌신에 감사를 드린다.

간송미술관이 대구에 개관하게 됐고,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기 위하여 줄을 서고 있다는 것에만 만족하고 자랑할 것이 아니다. 우리는 대구간송미술관을 대구 발전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먼저, 대구간송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는 대표 미술품을 대구 홍보에 적극 이용해야 한다. 대구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많은 국보급 미술품 중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호소력 있는 작품을 대구의 랜드마크로 내세워야 한다. 유럽의 도시들은 그 도시가 낳은 미술작가의 작품을 그 도시의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 도시의 공항에 도착하면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대표 작품을 아주 크게 설치해 그 도시가 그 작품과 작가의 도시임을 알린다. 그 도시가 예술의 도시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다. 우리도 유럽의 대도시가 하는 것과 같이 대구간송미술관 소장 작품을 대구국제공항의 입국장 첫머리와 동대구역 대합실 등 대구의 관문에 아주 크게 걸어야 한다.

가장 적합한 작품은 신윤복의 미인도라고 생각한다. 미인도는 한국의 모나리자다. 미인도는 너무나 아름답다. 미인도는 한국 사람의 눈에도 아름답게 보이지만, 외국 사람의 눈에는 너무나 신비롭게 보이지 않을까. 향후 세계 각국의 미인도를 비교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대구를 홍보하는 길일 것이다.

다음은 대구간송미술관을 다른 어트랙션과 같이 엮어 홍보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이다. 대구간송미술관 바로 옆에는 대구미술관이 위치해 있다. 대구미술관은 훌륭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다. 대구간송미술관 관람과 대구미술관 관람을 패키지화하는 것이다. 향후 대구동물원이 개관하면 이곳도 포함해 패키지화하면 더욱 좋은 관람 상품이 되지 않을까.

도시의 경쟁력은 문화와 예술의 수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제 대구는 국내 다른 도시가 갖지 못한 아주 소중한 자산을 갖게 됐다. 이를 잘 활용하는 방안을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