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쿠팡, 더본코리아, 하이브.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회사들이다. 네 회사 모두 이익 분배가 문제다. 성심당과 쿠팡은 플랫폼과 사업자 간 분배가 문제가 됐다.
성심당은 빵이 맛이 있어서 상당한 독점력을 갖는다. 그래서 코레일유통보다 협상력이 크다. 성심당은 월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월세가 너무 높으면 싼 가격에 빵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없다고 한다. 월세 인하는 무리한 요구다.
현재 성심당의 월세는 1억원, 월 매출액의 4%다. 월세가 4억4천만원으로 올라도 이는 월 매출액의 15%다. 다른 사업자들의 월세는 월 매출액의 22%다.
월세와 월 매출액을 연동(連動)하는 방식은 '이익공유제'다. '이익공유제'하에서는 장사가 잘되면 월세도 증가한다. 월세를 정액(定額)으로 낼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월 매출액이 감소해도 월세가 줄지 않는다. 월세를 어떻게 낼지는 성심당과 코레일유통이 결정하면 된다.
쿠팡 상황은 성심당과 반대다. 플랫폼인 쿠팡이 사업자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 쿠팡은 독점, 사업자들은 경쟁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쿠팡은 수수료를 인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사업자가 되었다. 자신의 우월한 위치를 활용하여 시장을 교란(攪亂)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쿠팡은 검색 순위와 상품 후기를 조작했다. 자사(自社) 상품 6만 개를 높은 순위에 올렸고, 7천300개 상품에 대한 후기 7만 건을 올렸다. 쿠팡은 물류 투자 3조원을 보류하고 '로켓 배송'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협박이다. 쿠팡이 물류에 투자하는 목적은 자신의 독점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씨가 만든 프랜차이즈 회사다. 방시혁 씨가 대표인 하이브의 회사 형태는 레이블(label)이다. 더본코리아는 다수의 가맹점을, 하이브는 다수의 레이블을 갖고 있다. 가맹점이나 레이블은 자회사(子會社)다. 본사(本社)가 다수의 자회사를 설립하고 지분을 갖는다.
본사는 '치고 빠지기'를 할 수 있다. 자회사가 망해도 본사는 파산(破産)하지 않는다. 자회사가 잘되면 본사는 지분만큼 이윤을 가져간다. 속된 말로 본사가 자회사에 빨대를 꽂는다. 더본코리아와 하이브는 다른 점도 있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이 많을수록 수수료 수입이 증가한다. 사업 위험이 감소한다. 하이브는 레이블이 많아지면 투자액이 늘어서 사업 위험이 커진다.
더본코리아와 하이브는 사업 전략이 다르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을 계속 늘렸다. '연돈불카츠' 가맹점이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감소한 점주(店主)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하이브는 똘똘한 레이블 몇 개에만 투자하고, 싹이 안 보이는 레이블은 고사(枯死)시켰다. 선택과 집중은 효율적이다. 레이블 중 하나인 '어도어' 소속 '뉴진스'가 대박을 터뜨렸다. 안되는 집구석이 시끄럽다고 하지만 잘나가는 집도 조용하지 않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가만히 앉아서 돈을 가져가는 것이 얄미웠을 것이다.
동업(同業), 선거, 혁명에는 공통점이 있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갈등이 없다. 큰돈을 벌거나, 선거에서 승리하거나, 권력을 잡으면 갈등이 생긴다. 성공한 날부터 분쟁이 발생한다. 만든 파이(pie)를 나눌 때가 되면 시끄러워진다. 그것이 인간사(人間事)다. 물론, 갈등이나 분쟁은 피해야 한다. 예방이 최선이다. 일단 분란이 생기면 아무리 잘 해결해도 손해다. 변호사만 좋은 일 시킨다.
'쩐의 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지혜가 필요하다. 적당히 돈을 벌어야 한다. '이윤 극대화'는 위험하다. 적이 많이 생긴다. 내가 승자가 되면 많은 사람은 패자가 된다. 1명이 부자가 되려면 500명이 가난해져야 한다는 이론도 있다. 원한이 쌓인다. 돈을 많이 벌었다면 베풀어야 한다. 어느 정도 베풀어야 하나. 철칙(鐵則)은 없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생각이 다르다. 주는 사람은 언제나 많이 줬다고 생각하지만, 받는 사람은 항상 적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에게 베풀 때는 너무 많이 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줘야 한다. 그렇게 해도 받는 사람은 자기 몫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내 말이 아니다. '행동경제학'의 연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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