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시간 만 8만명 돌파…'떡페' 떡볶이 맛보러 모인 인파

입력 2024-05-04 19:17:12 수정 2024-05-05 21:09:58

4일부터 이틀 간 대구 북구서 '떡볶이 페스티벌'
떡볶이부터 푸드트럭, 식음부스까지 모두 47개 업체 참가
시민들 아쉬운 목소리도…"사람은 많은데 자리는 부족"

4일 대구 북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제4회 떡볶이 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떡볶이를 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4일 대구 북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제4회 떡볶이 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떡볶이를 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4일 대구 북구 고성동 DGB대구은행파크 일대는 '제4회 떡볶이 페스티벌'을 즐기러 온 시민들로 오전부터 붐볐다. 윤수진 기자
4일 대구 북구 고성동 DGB대구은행파크 일대는 '제4회 떡볶이 페스티벌'을 즐기러 온 시민들로 오전부터 붐볐다. 윤수진 기자

"와, 벌써 자리가 없네."

4일 대구 북구 고성동 DGB대구은행파크 일대는 '제4회 떡볶이 페스티벌'을 즐기러 온 시민들로 오전부터 붐볐다. 오전 11시부터 각 부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천막 아래 준비된 2천개 좌석에도 이미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방문자는 8만명을 돌파했다.

폭염이었던 지난해보단 덜 더웠지만, 최고 기온 27℃에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었다. 시민들은 한 손엔 떡볶이, 다른 한 손엔 부채를 들고 그늘을 찾아다녔다. 오후 3시가 넘어가자 얼굴이 빨갛게 익은 업주들은 잠시 휴식을 취했고, 소진된 재료를 사오는 등 재정비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올해 참가한 떡볶이 업체는 모두 30곳으로, 푸드트럭 8개와 식음부스 9개까지 총 47개의 업체가 간식과 음료 등을 판매했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번 축제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시민들이 모였지만, 특히 젊은 관람객들이 많이 찾았다. 전날 야구 경기를 보러 왔다가 우연히 떡볶이 페스티벌 개최 소식을 알게 됐다는 이영태(25) 씨는 "부산에서 와서 이렇게 큰 행사인 줄은 전혀 몰랐다"며 "지역 축제라고 하면 흔히 '바가지'가 심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 축제는 싼데 양도 많고 맛도 있어서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씨와 함께 축제를 찾은 연인 정유라(25)씨도 "일회용기가 아니라 다회용기에 음식을 제공해 축제를 친환경적으로 즐길 수 있어 좋다"며 "음식을 만드시는 분들도 다들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해 위생적으로도 깨끗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부스를 운영하는 떡볶이 업체 대표들도 많은 관심을 받아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달서구 월배시장에서 '뽀끼뽀끼 분식이야기'를 운영하는 한차남(63) 대표는 "덥고 바쁘긴 하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저희 떡볶이를 맛보고 다시 찾아주시는 모습에 정말 기분이 좋다"며 "지난해 출시한 밀키트 홍보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떡볶이 페스티벌이라 '떡볶이'에 주력했는데, 내년에도 참가할 수 있다면 튀김 등 구색을 맞춰 제대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늘 아래 앉아있을 좌석이 충분하지 않아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10~20분 줄을 서서 떡볶이를 받은 후 또 다시 앉을 자리를 찾기 위해 헤매야 한다는 것이다. 돌로 된 벤치를 간이 식탁으로 삼거나, 의자를 이어 붙여 음식을 올려 두고 먹는 시민들도 있었다.

은퇴한 남편과 전국의 축제를 찾아 돌아다닌다는 오모(74) 씨는 "다른 큰 지역 축제에 비하면 좀 어설픈 부분이 있다"며 "도심에 있어 오기 좋다는 건 장점이지만, 아무래도 온 사람에 비해 장소가 좁아 먹을 자리가 부족하다. 우리도 겨우 그늘 아래 의자 자리를 구해 식탁도 없이 떡볶이와 김밥을 먹었다"고 했다.

군위군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 2시간이 걸려 도착한 학생들도 도착해서 1시간 가까이 서있었다고 호소했다. 인스타그램 포스터를 보고 왔다는 한정인(16) 양은 "30분은 음식을 기다렸고, 30분은 그늘 아래 자리를 찾느라 헤맸다"며 "재밌어서 내년에도 오고 싶은데, 자리가 좀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축제인 만큼, 부모들은 아이들과 즐길 만한 떡볶이와 휴식 공간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6살 딸과 행사장을 찾은 감은진(47)씨는 "아기들 먹을 만한 떡볶이 부스도 있긴 하지만, 몇 개 없어 줄이 너무 길다"며 "가족 단위 관람객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오래 머물긴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관해 북구청 관계자는 "다른 장소도 물색했으나 접근성 등을 고려했을 때 어려움이 있었다. 아이들 음식 역시 업체 매상 등 현실적으로 설득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 푸드트럭에 튀김 등 다른 먹거리를 마련했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에도 즐거운 행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4회 떡볶이페스티벌'이 열린 대구 북구 DGB대구은행파크. 축제에 참가한 한 업체에서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떡볶이를 준비하고 있다. 윤수진 기자
'제4회 떡볶이페스티벌'이 열린 대구 북구 DGB대구은행파크. 축제에 참가한 한 업체에서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떡볶이를 준비하고 있다. 윤수진 기자
4일 대구 북구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시민들이 떡볶이를 맛보고 있다. 윤수진 기자
4일 대구 북구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시민들이 떡볶이를 맛보고 있다. 윤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