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소득 증대 꾀하는 경북도, '시드(Seed) 밸리' 만들어 종자 산업화 시도

입력 2024-04-28 15:10:16 수정 2024-04-28 17:55:50

2029년까지 경북 북부권에 종자 산업화 구조 구축 목표

백두대간 수목원 시드볼트. 매일신문DB.
백두대간 수목원 시드볼트. 매일신문DB.

국내 자생 식물 약 40%를 보유한 경상북도가 '종자(seed) 산업화'를 추진한다.

국내에선 기후변화 대응과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주요 농작물에 대한 종자 보전은 이뤄지고 있으나 야생 식물 종자 활용이 추진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상북도는 안동·봉화 등 도내 북부권에 'K-Seed 사이언스 밸리'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경북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종자 시장의 규모는 469억 달러(한화 약 64조2천300억원)로 오는 2025년이면 512억 달러(한화 약 70조1천200억원)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지난해 1월 향후 5년 간 1조9천억원을 들이는 종자산업 육성 5개년 계획(2023~2027년)을 발표한 바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글로벌 시드 볼트에서 식물종자를 담은 유리병 캡슐과 블랙박스. 블랙박스형은 국내외 종자 기탁기관이 밀봉한 상태 그대로 저장된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imaeil.com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글로벌 시드 볼트에서 식물종자를 담은 유리병 캡슐과 블랙박스. 블랙박스형은 국내외 종자 기탁기관이 밀봉한 상태 그대로 저장된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imaeil.com

국내 종자 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에 비해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016년 전북 김제에 민간 육종단지가 준공된 이후 식량·채소·과수·화훼 종자에만 국한된 실정이다.

자생 식물 종자의 산업화는 경제적 가치가 높으며, 바이오 산업과의 연계 활용도 가능하다.

한 예로 2014년 나고야 의정서 발효 이후 국내 고유종이 국외로 반출되면 로열티를 지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실제로 국내 자생 식물인 원추리는 국외 반출 후 개량이 이뤄져 연간 400만 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면서까지 역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생식물에 대한 연구·실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관련 시장이 '블루오션'을 입증하는 요소다.

2019년 기준 12조3천억원이 넘는 국내 바이오시장은 규모에 비해 활용가능한 식물 소재가 부족하다. 이 같은 이유로 정부도 식물에서 바이오 소재를 추출하는 '그린 바이오'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을 수립해뒀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글로벌 시드 볼트 내 식물종자 영구저장 시설인 냉동저장고. 영하 20도 상대습도 40%를 유지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imaeil.com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글로벌 시드 볼트 내 식물종자 영구저장 시설인 냉동저장고. 영하 20도 상대습도 40%를 유지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imaeil.com

경북 북부권은 그린 바이오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안동은 이미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전주기 지원 체제가 구축돼 있다. 또한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선 자생식물 종자의 정보(IP)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등 실증·연구가 가능하다.

경북도는 오는 2029년까지 총 사업비 500억원을 들여 야생식물 종자 연구센터·양묘센터를 비롯해 스마트연동 온실·생산 단지, 외부기업 입주 창업·보육 등이 가능한 바이오지원센터 등을 건립하는 계획을 수립해뒀다.

이를 통해 야생식물 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과 종자의 수집-저장-생산-활용-산업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식물의 종자를 저장·보존하는 시드볼트나 시드뱅크와 다르게, 종자를 산업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라며 "조만간 국비 확보 등을 위해 관계 부처와 만나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