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김덕영 감독 "대한민국 건강한 사회로 바꿀 계기 되길"

입력 2024-04-23 14:57:35

22일 그랜드호텔서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김덕영 감독 건국전쟁 제작 과정·배경 등 강연

영화 '건국전쟁'을 제작한 김덕영 감독이 22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건국전쟁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영화 '건국전쟁'을 제작한 김덕영 감독이 22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건국전쟁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영화 '건국전쟁'을 제작한 김덕영 감독이 22일 오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영화 '건국전쟁'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영화 감독이자 제작·배급사 '다큐스토리' 대표인 김 감독은 건국전쟁 제작 과정, 배경 등에 관한 강연을 펼쳤다.

"건국전쟁 누적 관객 수가 117만명을 돌파했다"며 강의를 시작한 김 감독은 "영화 개봉을 준비하면서 영화관 체인들을 찾아갔을 때 처음 상영관을 전국 10개 받았다.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난 70년 가까이 대한민국에서 이승만이라는 존재는 비난과 왜곡의 대상이었다. 영화로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기 전까지 공공 영역에서 이승만 대통령 이야기를 꺼내는 게 두려웠던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작인 '김일성의 아이들'을 언급하면서 "김일성의 아이들을 16년 동안 제작했다. 객관적 자료를 찾아내는 게 정말 힘들었다"며 "자료를 찾다 보니 북한 사회가 보이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이승만 정권을 대하는 북한 태도가 잔상처럼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 "건국전쟁에 중요한 인터뷰가 많이 나오는데, 1995년 평양 시내에 '이승만 괴뢰도당을 타도하자'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고 한다. 1960년대 막을 내렸는데도 북한은 계속 그 정권을 못 잡아 먹어 안달인 거다.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거기서부터 '이승만, 이 사람은 누구지'라는 생각에 자료들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런승만'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거다. 한국전쟁 때 '서울시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라는 말을 하고 먼저 도망쳤다고 하는데, 이승만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고 도망쳤다는 객관적 사실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1950년 한강교 폭파사건을 거론하며 "크레인과 기브니, 비치 세 사람은 현장에 있던 사람이다. 이 사람들이 낸 1보 기사를 보면 어디에도 한강다리에서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약 2달 동안 찾은 자료들이다. 이건 역사학자가 해야 할 일이다. 건국전쟁 감독이 할 일이 아니다. 70여년이라는 시간 동안 역사학자들은 뭘 하고 있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 감독은 '건국전쟁2 : 인간 이승만'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승만이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여당의 총선 참패로 생각을 바꾸고 있다. 한가한 이야기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리 사회에는 근거없는 소문에 의해, 너무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이뤄진 담론이 많다"면서 "앞으로 난관이 예상되지만 저는 제 갈 길을 가겠다. 제가 할 일은 끝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영화가) 대한민국 사회를 건강한 사회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