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리워 사모곡 제작…'호야'라 부르는 목소리 듣고 싶어요"

나의 어머님은 팔공산 남쪽자락(대구시 동구 미대동)에서 인천 채씨 독립운동가 채희각과 창녕 조씨 조광아 사이의 1남1녀 중 맏딸로 1913년에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엄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부덕을 쌓아 꽃다운 열일곱 나이에 4살 연하의 꼬마신랑 아버지와 결혼해 경북 영천에서 살다가 1991년 78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는 열 손가락보다 많은 자식을 낳았으나 홍역을 앓다가 먼저 떠난 몇 몇 자식들을 가슴에 묻고 7남매(아들 넷, 딸 셋)를 키우셨습니다. 그 중 막내 아들 '호야'(본명 이해정)는 어머니가 40세 때 늦둥이로 낳으셨습니다.
나는 어릴 때 어머님께서 베틀에 앉아 베 짜시면서 즐겨 부르시던 '베틀가' '회심곡' '희망가' 등 노래를 수시로 귀동냥했습니다. 이런 것이 오늘날 자작곡 가수 '호야'가 됐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엄마와 함께한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일곱살 될 때까지 엄마 따라 마을 할머니들 노시는 집에 가면 엄마 안 떨어져 있고 다 큰 애가 엄마 따라 다닌다고 꾸중 들었던 일, 호야 재워 놓고 몰래 옆집에 놀러 가시면 자다가 깨어나 엄마 없다고 온 동네가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울었던 일, 서울에 대학 입학하고 하숙 하면서 새벽마다 어머님 보고 싶어 눈물로 베개깃을 적셨던 일들은 잊을 수 없습니다.
한번은 어머님 돌아 가신지 21년째(2012년) 되던 해 10월 어느 날 새벽녘, 곱게 한복을 차려 입으시고 아주 젊으신 모습으로 꿈에 나타나셨습니다. 엄마와 저는 서로 기뻐서 부둥켜 안고 대성통곡했습니다. 이런 연유로 어머님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어머님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노래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 날부터 눈물로 작사, 작곡한 노래가 바로 호야 자작곡 '보고싶은 우리 엄마!'라는 사모곡입니다. 노래 악보를 어머님 형상을 한 소나무판에 새겨놓고 외손녀(당시 3~4세)와 함께 어머님을 그리며 노래 부르곤 했습니다. 그 후에 두번째 사모곡 '어머니! 우리 어머니'란 자작곡 노래도 발표했습니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 너무 너무 보고파서/ 목메이게 불러봐도/ 아무 대답이 없어/ 우리 어머님! 보고파/ 눈물 흘립니다/ 어떡하면 뵈오리까?/ 어딜가면 만나리까?/ 뵈올수만 있다면/ 만날수만 있다면/ 천당인들 못 가리오/ 지옥인들 못 가리오/ 아! 아! 우리 엄마!/ 꿈에라도 보고파요/ 하늘만큼! 땅만큼!'
나는 어머님이 보고 싶어서 우리집 거실벽에 어머님 장례식 때 사용한 어머님 영정 사진을 33년째 걸어놓고 있습니다. 나에겐 아주 소중하고 귀중한 어머님의 유품이라 음반 표지에도 이 영정 사진을 넣었습니다.
어머님 돌아가신 후 16년 뒤에 영천시 신녕 향교 전교를 지내시고 선비이신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님 옆에 나란히 봉분을 크게 하고 무덤 앞에 상석도 해 드렸습니다.
주자십회(朱子十悔) 첫번째 항목에 '불효부모 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란 말이 있습니다. 부모님께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후에 뉘우친다라는 뜻입니다. 호야처럼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후회하고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하늘에 계시는 아버님, 어머님! 막내 아들 호야도 언젠가는 부모님 곁으로 갈겁니다. 그 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계시면 호야가 엄마 위해 만든 자작곡 노래를 목청껏 불러 드리고 큰 절 인사 드리겠습니다. "호야"라고 부르는 어머님의 목소리! 한없이 그립습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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