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7만여명 고립된 美 사막 축제장…`수킬로미터 걸어서 진흙탕 빠져 나와`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서 열린 축제에 폭우가 내려 참가자 7만여 명이 진흙탕 속에 고립된 가운데, 현장에서 수 킬로미터를 걸어서 나왔다는 탈출기가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에 따르면 네바다주 리노에서 북쪽으로 약 177㎞ 떨어진 블랙록 사막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버닝맨'(Burning Man)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지난 1일부터 2일 오전까지 이곳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번 폭우로 평소 메말랐던 땅이 침수되면서 온통 진흙탕이 됐고, 차 바퀴가 진흙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뒤섞여 아수라장이 되자 주최 측은 안전을 위해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퍼싱 카운티 보안관실은 현장에 7만여 명이 고립돼 있으며, 행사 도중 사망자도 1명 발생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망자의 신원과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곳에 있었던 팝스타 DJ 디플로는 코미디언 크리스 록과 함께 한 픽업트럭의 짐칸에 타고 있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이 차를 얻어타기 전에 진흙탕을 6마일(9.7㎞)이나 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차를 잡으려고)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몇 시간 동안 길을 걸었다"며 "아무도 우리가 오늘 밤 쇼를 위해 (워싱턴) DC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썼다.

역시 이 축제에 다녀온 법학 교수 닐 카티알도 "한밤중에 무겁고 미끄러운 진흙탕을 헤치고 6마일을 걸어야 하는 엄청나게 끔찍한 하이킹이었지만, 버닝맨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다.

축제 주최 측은 이날 오후 또 비가 올 수 있다면서 참가자들에게 가능한 한 행사장 내에 머물고 준비해온 음식과 물품 등을 아껴 쓰거나 서로 나눠 써 달라고 당부했다.

다소 반체제적인 성격을 띠는 이 축제는 캠핑과 전위적인 문화 공연을 결합한 형식으로 일주일가량 진행되며, 참가자들이 먹을 물과 음식, 필요한 물품을 직접 가져와 자급자족하는 것이 원칙이다.

주최 측은 "차들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을 만큼 도로가 충분히 마를 때까지 차량 출입 통제를 지속할 것"이라며, 기상 조건이 나아지면 월요일인 4일에는 차량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폭우로 7만여명 고립된 美 사막 축제장…"수킬로미터 걸어서 진흙탕 빠져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