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미군 통역사로 일했던 아프간 가장, 미국서 총격 사망

"가족 안전·부양 위해 미국 건너가 차량 호출 운전기사로 근무"
용의자 4명 현장서 도주…경찰, 포상금 내걸고 수사 중

나스랏 아마드 야르. 고펀드미 웹사이트 캡처

아프가니스탄에서 10년간 미군의 통역사로 일했던 30대 아프간 가장이 미국에서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남성은 차량 호출 서비스 리프트 운전기사인 나스랏 아마드 야르(31)로 확인됐다.

7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총격은 3일 자정께 워싱턴DC의 한 도로에서 야르가 새벽 추가 근무를 위해 리프트 차 안에 있을 때 벌어졌다.

의식을 잃은 그를 목격한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그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총격 발생 직후 남성 용의자 4명이 현장에서 도망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보했으나 아직 이들을 체포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2만5천달러(약 3천2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야르는 탈레반이 다시 집권하면서 교육이 막히고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되자 아내와 13세 딸 그리고 11세, 8세, 15개월 된 아들과 함께 2021년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거쳐 8개월 전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정착한 그는 리프트 운전기사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해왔다.

야르의 사망 소식에 리프트는 성명을 내고 애도를 표하면서 "우리는 그의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며 수사를 돕기 위해 사법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르의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후원 사이트 '고펀드미'도 개설됐다. 현재까지 약 22만달러(약 2억9천만원)가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