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든 외국인 범죄자와 새벽 추격전 나선 청년…일상의 영웅들

입력 2023-05-21 16:54:42 수정 2023-05-21 21:20:37

회사 등에서 보이스 피싱 범죄 예방

왼쪽부터 B씨, A씨, 김수영 대구경찰청장, 이규동 씨, 강민성 씨. 대구경찰청 제공
왼쪽부터 B씨, A씨, 김수영 대구경찰청장, 이규동 씨, 강민성 씨. 대구경찰청 제공

지난 13일 새벽 대구 도시철도 2호선 감삼역 인근 주택가. 외국인 2명이 인형뽑기 무인점포에서 현금 5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가게 주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경찰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마침 근처를 지나던 강민성(21) 씨도 범인이 도망가는 걸 보고 쫓아갔다.

5분 넘게 이어진 추적 끝에 강 씨와 경찰이 합심해 도주하던 범인을 붙잡았다. 범인이 흉기를 들고 있었지만 강 씨는 전혀 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구부 출신으로 몸을 다져온 그는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이규동(20) 씨도 차를 몰고 친구 집으로 향하던 길에 경찰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추격에 합류했다. 순찰차 3대, 경찰관 6명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고 직감했다.

약 100m를 뒤따라간 끝에 규동 씨가 피의자의 어깨를 붙잡으면서 새벽의 도주극은 끝이 났다. 이 씨는 "다른 생각은 없었다. 잡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강 씨와 이 씨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양방향으로 흩어지는 범인을 각각 쫓아가 검거하는 데 공을 세웠다.

대구경찰청은 강 씨와 이 씨를 포함해 범인 검거에 공을 세운 시민 4명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특수절도 피의자 검거 과정에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112 신고로 보이스 피싱 피해도 예방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일 회사에서 보이스 피싱 피해를 입는 것을 막았다. A씨의 신고 덕분에 9천만원의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들과 함께 표창장을 받은 B씨도 보이스 피싱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을 줬다. B씨의 신고로 경찰은 보이스 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을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