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교육계 "지금도 교원 정원 부족… 학생 수 아닌 학급 수로 정원 산출해야"

입력 2023-04-24 16:22:34

농산어촌 특성에 맞는 학급 수에 따른 정원 배정 필요성 강조
중등 500여 명의 기간제 교사 운용하지만 여전히 부족
정주여건 문제 등으로 지역 기간제 교사 구인도 쉽지 않아

경북교육연대가 지난 18일 경북도교육청 일원에서 정부의 교원 정원 감축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 제공
경북교육연대가 지난 18일 경북도교육청 일원에서 정부의 교원 정원 감축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 제공

"경북지역 특성상 교원 정원은 학생 수가 아닌 학급 수에 따라 산출해야 합니다."

교육부가 24일 교원을 최대 30%가량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경북 교육계에서는 "학생수가 아닌 학급수 기준으로 정원을 산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학생수 기준으로 정원을 산출해 감축하면 농산어촌 학교와 교사 부족 등을 겪는 지역의 문제가 더욱 커진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표한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보면 신규 채용 교원 수는 초등교원은 내년 3천200명 내외, 중등은 4천500명 내외로 올해(초등 3천561명, 중등 4천898명)보다 약 10% 줄어든다. 신규 채용 교원 수는 매년 감소해 2027년에는 2023년 대비 초등은 26.9%, 중등은 28.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이번 발표로 경북에 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지역은 포항과 구미 등 일부 신도시 지역의 과밀학급을 제외하면 모두 농산어촌 등 소규모 학교인 경우가 많아 정원부족 문제가 더 심화할 것이란 주장이다.

전교조 경북지부 등에 따르면 경북의 중등은 교원 정원 부족으로 교사별 주당 수업 시수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는 겸임 교사가 올해 기준 590여 명,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상치교사'(相馳敎師)가 130여 명이나 돼 교육의 질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등은 올해부터 운영되는 늘봄학교와 경북희망학교, 다문화학교 등 특수시책을 추진 중인데 올해 기준 교원 정원이 7천400여 명에 불과해 부족한 교원은 기간제 교사를 구인해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학급 증설과 늘봄학교 확대 운영 등 정원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학교 현장에서 정원 외 기간제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특히 지역 교육계는 농산어촌 지역은 학생수가 아닌 학급수를 기준으로 정원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학교를 구성하려면 관리자와 담임, 과목별 교사 등 기본 구성원이 필요한데 학생수가 단 1명에 불과하더라도 1학급이기에 교사는 필요하다"며 "현재도 교사 정원이 부족해 기간제 교사 등을 채용 중인 학교가 대부분이다. 이마저도 지역 정주 여건이 좋지 못해 구인이 어려운 형편이라 정원 확보는 지역 교육의 질과 큰 연관이 있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정부에 교원 정원 감축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북교육청도 교원 부족 문제에 대해 교육부에 건의하는 한편, 자체 대책도 마련 중이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초등학교는 시지역 1학년 기준 학급당 학생 수는 1명 하향 조정(28명에서 27명으로)했고, 복식학급편성기준은 지난해는 7명에서 6명으로 올해는 6명에서 5명으로 변경했다"며 "추후 학력 아동 감소 추이를 고려해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고려 중이고, 정부에도 지역의 교원 정원 부족에 대한 문제에 대해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