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사망자 2만명 넘겨…최대 20만명 잔해 속에

입력 2023-02-10 07:34:45

56개국 파견 6천400명도 구조 작업…한국 긴급구호대, 활동 첫날 5명 구조

9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서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혀 있던 2세 소녀 루즈를 구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서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혀 있던 2세 소녀 루즈를 구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규모 7.8 지진과 7.5 규모의 여진으로 폐허가 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9일(현지시간) 현재 희생자가 2만명을 넘어섰다.

최대 20만명의 시민이 여전히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인명 피해가 얼마나 클지는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지진 발생 나흘째인 이날 누적 사망자가 1만7천134명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는 3천162명으로 늘어났다. 두 국가를 합친 사망자는 2만296명에 달한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최악의 경우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다음 주부터 사망·부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금주에 벌써 사망자가 2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이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9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서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혀 있던 한 어린이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서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혀 있던 한 어린이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여전히 잔해 속에 갇혀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지진 과학자인 오브군 아흐메트는 붕괴한 건물 아래에 갇혀 있는 시민들이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진 매몰자의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도 지남에 따라 구조되지 못한 시민들의 사망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일란 켈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재난보건 교수는 "지진 생존자의 90% 이상이 72시간 이내에 구조됐다"며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경우에는 눈과 비를 동반한 영하의 날씨 탓에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들이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72시간이 지났지만 현장에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 속에 기적 같은 구조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방송 TRT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분 아디야만에서 6개월 아기가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 갇힌지 82시간 만에 구조됐다. 이에 앞서 안타키아에선 2세 남자 아기가 79시간 만에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9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서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서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튀르키예 당국은 이날 기준 11만명 이상의 구조 인력과 5천500여대의 중장비가 지진 피해 지역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 56개국에서 파견된 6천479명에 달하는 해외 구호대도 현지에서 구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긴급구호대도 활동 개시 첫날 5명을 구조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까지 한마음으로 튀르키예에 구호대를 보내 구조 활동에 착수했다.

AP 통신은 "아직 잔해에 갇힌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영하의 날씨 속에 구조대가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