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탈춤' 등재 사절단 참여 안동시의원 둘러싼 논란
안동시의회 '푸대접 받았다', 집행부 '갑질 당했다'
7월 이후 이어진 양 기관 갈등 고스란히 보여준 것
"모로코에서 우리 의원들을 푸대접했다죠? 두고 보겠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지난 6일 안동시의회 복도에서 모 의원이 지나가면서 집행부 간부에게 한 말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의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사절단으로 함께 참여했던 안동시의원 4명에게 집행부가 모로코 현지에서 푸대접한 것으로 단정지은 표현이었다.
'푸대접', 이 짧은 말 속에서 '안동시와 안동시의회의 갈등'이 심각함을 느낄수 있었다. 실제로 모로코에서 5박8일 동안 함께 동행 취재에 나섰던 기자로서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이었다.
라바트 현장은 그야말로 안동시가 중심이 됐다. 한국에서도 유일하게 안동시가 사절단을 구성해 현장을 찾았다. 권기창 안동시장과 김경도 안동시의회 부의장 등 집행부와 시의회를 비롯해 김형동 국회의원, 김학홍 경북도 부지사, 김대일 경북도의원도 함께 역사적 현장에서 기뻐했다.
하지만, 함께 손 맞잡았던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사절단으로 참석했던 4명의 시의원들과 권기창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갈등이 이어졌다.
시의원들은 집행부로부터 '푸대접'을 받기보다, 집행부에게 '갑질'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비공식 일정 내내 '시의원 대접'을 요구했고,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진정어린 사과나 유감표명은 없었다.
A의원은 30일 안동시장이 주관한 저녁 만찬장으로 향하면서 앞서가던 권기창 시장을 불러 세웠다. "우리 (김형동 국회의원)의원님 앞에 가지마라"고 바쁜 걸음을 붙잡았다.
만찬을 주관해 미리 현장에 도착, 문화재청장 등 손님들을 맞기 위해 바쁜 걸음을 제촉하던 시장으로서 당해야 했던 첫번째 '시의원 갑질'이었다. 이같은 '앞서서 걷지 말라'는 주문은 권기창 시장 정책보좌관에게도 이후 이어졌다.
특히, 시의원들은 "왜 직원과 보좌관이 시장과 함께 식사를 하느냐?. 우리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며 시장과 직원들의 식사 자리까지 불만을 나타냈다.
이 말 속에는 시장은 당연히 자신들과 함께 식사를 해야 한다는 또 다른 '갑질'이었다. 이 밖에 집행부 직원들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소소한 '갑질'이 일정 내내 이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장과 정책보좌관에게 개인적으로 심각한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동과 말까지 스스럼 없었다. 게다가 마지막 날 밤 새벽까지 이어진 시의원들의 술자리에서는 시장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할 표현의 뒷담화(?)가 계속됐지만 진정어린 사과는 한마디도 없었다.
5박8일 일정 어디에서도 '시의원에 대한 집행부의 푸대접'은 없었다. 시의원들의 '갑질'과 '대접 요구'만이 이어졌지만, 안동시의회는 '두고보겠다'고 공공연히 으름장이다.
이같은 의회 전체 분위기는 "권 시장이 취임 이후 줄곧 의회와 소통없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불만 때문이다. 하지만, 집행부에서는 "시민의 선택을 받은 시장의 정책 추진에 의회가 딴지만 걸고 있다"는 볼멘소리다.
시의회에서 만난 모 의원은 "그런 사소한 일들을 일일이 언론이 알도록 하는게 시장이 할 일이냐?"고 한다. 모든게 시장 잘못이라는 말이다. 언론이 함께 동행했던 일정에서도 스스럼없었던 '갑질'이, 안동시의회 조직내부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시민들은 말한다. '두고보자'는 식의 으름장도, '할테면 하라'는 식의 배짱도, 결국에는 시민들에게 비난을 받을 것이라는. 누구가 먼저냐를 따지지 말고 구태를 벗어 던지고 손 맞잡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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