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내년 투자 계획 없다"…저해 요소 "글로벌 경기 둔화"

입력 2022-12-05 15:19:42 수정 2022-12-05 18:09:22

전경련, 500대 기업 조사 결과 5일 공개
금융시장 경색·자금조달 애로 등이 이유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 중 절반가량이 아직 내년 투자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은 5일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3년 투자 계획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달 17~25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조사로 응답 기업(100개사)의 48.0%가 '내년 투자 계획이 없다(10.0%)' 또는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38.0%)'라 답했다.

투자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금융시장 경색 및 자금 조달 애로(28.6%)'. 이어 ▷원·달러 환율 상승(18.6%) ▷내수시장 위축(17.6%) 등 순으로 집계됐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곳(52.0%) 중에선 내년 투자 규모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답변이 67.3%로 가장 많았다. 다만 '투자 축소(19.2%)'라는 답변이 확대(13.5%)보다 많았다. 내년 투자 실적이 올해보다 부진할 거라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투자가 활성화할 시점에 대해서는 '2023년 하반기'라는 답변이 29.0%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24년 상반기(24.0%), ▷2024년 하반기(11.0%) 순이었다. 60% 이상의 기업이 내년 하반기 이후 투자가 활기를 띠리라 예상한 것이다. '기약 없음'이라는 답변은 26.0%였다.

내년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29.1%)'를 가장 많이 꼽았다. '환율 상승세 지속(21.3%)'란 답변이 두 번째로 많았다. '고물가(15.3%)', '글로벌 긴축 및 금리 상승 지속(15.3%)'이라 답한 곳도 적지 않았다.

국내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24.6%)'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자금 조달 시장 활성화(22.0%) ▷기업 규제 완화(14.7%) ▷법인세 감세 및 세제 지원 강화(13.7%) 등을 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시중 유동성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내년에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경우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하고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서 금융시장 안정 대책도 사전에 마련해 자금시장이 경색되는 상황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