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대구지하철노조 파업, 도시철도 운행은 큰 영향 없을 듯

입력 2022-11-30 17:40:34

핵심 현안은 3조 2교대서 4조 2교대 근무로 전환
근무 인원 유지하려면 연간 318억원 더 들어
노조 "서울, 부산은 4조 2교대, 서비스 개선하려면 휴식 보장해야"

대구도시철도 역무·승무직원 1천200여명으로 구성된 대구지하철노조 노조원들이 지난 24일 대구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방침을 밝히고 있다. 대구지하철노조 제공
대구도시철도 역무·승무직원 1천200여명으로 구성된 대구지하철노조 노조원들이 지난 24일 대구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방침을 밝히고 있다. 대구지하철노조 제공

대구도시철도 운영사인 대구교통공사 양대 노조 중 대구지하철노조가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도시철도는 파업에도 불구하고 출근시간대 배차간격을 5분으로 유지하는 등 파업 이전과 비교해 85% 이상의 운행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영향이 커질 수 있을 전망이다.

대구교통공사 역무·승무 직원을 중심으로 약 1천200여명이 가입한 대구지하철노조는 30일 오후 2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조정위원회에서 노사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1일 오전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 오후 5시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노조 측은 대구교통공사에 3호선 운행관리원 외주화 및 구조조정 계획 전면 철회, 안전을 위해 필요한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교통공사는 지난 10월 김기혁 사장 취임 직후 발표한 경영혁신안에서 간부급 관리자 10% 이상 감축, 3호선 운행관리요원 102명 단계적 용역 전환 방침을 밝혔다.

대구교통공사 측은 파업에도 불구하고 출근시간대 배차간격 5분 유지를 비롯해 퇴근시간 9분대, 기타 시간대 10~13분의 배차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도시철도는 관련법에 따른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대구지하철노조원 중에서도 63.5%는 반드시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구교통공사는 지난 2005년 12월 파업 이후 일반 사무직원 상당수가 기관사 자격증을 취득, 전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 다만 파업상황이 내년 이후까지 장기화할 경우 직원 피로 누적 등으로 운행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노사 간 핵심 현안인 3호선 운행관리원 용역 전환 방침 철회는 사측이 받아들일 여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서도 이를 장기과제로 설정했고, 시급하게 추진할 사안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 근무 전환은 비용 및 안전 문제로 도저히 불가하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근무형태를 유지하려면 542명 증원에 연간 318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공사의 연간 적자가 2천억원에 가깝고 대구시 재정건전화 정책으로 다른 기관들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도저히 어렵다"며 "노조는 우선 인력증원 없는 4조 2교대 근무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 경우 동시간대 역사 근무자가 2명으로 줄어드는 등 비상시 안전상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 측은 이미 서울, 부산 등 다른지역 도시철도운영사가 4조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기륜 대구지하철노조위원장은 "노동자들의 휴식을 보장해야 업무 능률도 올라가고 서비스 질도 올릴 수 있다"며 "대구에서만 4조 2교대 근무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기술·사무직을 중심으로 1천300명의 조합원을 둔 대구도시철도노조는 지난 28일 사측과 합의에 도달한 상태다. 대구도시철도노조는 회사와 ▷정부지침을 준수한 임금 1.4% 인상 ▷노사공동협의체 정례화에 따른 근무제도개선, 통상임금 소송결과 항목 재조정 및 근무형태별 임금격차 해소 ▷평가급 지급 및 장기재직휴가 신설을 통한 공무직 처우개선 등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