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어머니 날' 앞두고 참전군인 가족 불만 고조

입력 2022-11-26 12:40:59 수정 2022-11-26 14:14:01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의 한 마을 변두리에 있는 파손된 탱크에 눈이 덮여있다. 하르키우와 그 주변 지역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의 공습 타깃이 돼 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9월 초 동북부 지역을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했다.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의 한 마을 변두리에 있는 파손된 탱크에 눈이 덮여있다. 하르키우와 그 주변 지역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의 공습 타깃이 돼 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9월 초 동북부 지역을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했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병력부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참전 군인 가족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쟁에 동원된 러시아 예비군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점이 알려진 데다가 '어머니 날' 명절을 앞두고 있어서다.

미 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2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동한 예비군 동원령 때 소집된 러시아 군인들의 상황을 전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예비군들은 제대로 된 훈련이나 장비를 받지 못한 채 전투에 투입되고 있으며, 의료 서비스 여건이 마땅치 않아 일부 다친 군인들은 치료를 받지도 못하고 있다.

또 일부 전선에서 예비군 사상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고 영국 국방부는 전했다.

특히 루한스크주 스바토베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포격 속에 참호를 파던 예비군이 대거 전사했다.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일대에선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과정에서도 많은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예비군의 가족들이 당국에 체포되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오는 27일은 러시아의 '어머니 날'이다.

'아내와 어머니 위원회' 등 러시아 군인 가족으로 구성된 반전 단체들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동원된 예비군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크렘린궁도 최근 예비군 가족을 의식한 듯 이들과 접촉을 늘려가는 추세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모스크바 외곽에서 참전 군인 어머니 17명과 만나고 이 모습을 TV를 통해 방송했고, 27일 어머니 날에도 예비군 가족들과 접견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내와 어머니 위원회는 해당 행사에 초대된 가족은 없다고 주장하고 "앞선 행사에 초대된 어머니들도 사전에 조율된 '올바른' 질문만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연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