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으로 한미일 삼각 동맹 '흔들'
북한도 러시아와 혈맹 관계, 중국은 '서운'
큰 틀에서 자유-사회 진영 대결은 유지
올해 1월 트럼프 재집권 이후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마치 구한말 열강들의 먹잇감이 된 고종의 대한제국 시절마저 떠올린다. '영원한 우방은 없다'는 국제 질서의 영원한 진리나 다름없다. 견고했던 한미 동맹마저 흔들리고,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은 언제 또 돌변할지 모른다. 게다가 북한은 맏형을 바꿨다. 러시아가 혈맹국이 됐으며, 중국이 둘째 형으로 전락했다.
신냉전으로 재편된 한반도 '투 트라이앵글 구도'(한미일 VS 북중러)는 이미 흔들리고 있다. 이 구도를 흔드는 핵심은 자유 진영의 맏형 미국의 태도 변화다. 미국은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지위 대신 철저한 국익 중심의 나라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의 품 속에 꼭 안겨서 안보를 보장받던 한국은 국제관계에서 더 많은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한미일 자유 삼각 동맹 '흔들'
윤석열 정부 때는 국제 관계의 방향이 선명했다. 한미일 동맹의 강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고, 한일 관계도 급속도로 개선됐다. 국제 정치의 냉엄한 현실에서 힘의 균형은 곧 평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 3년 동안을 돌이켜보면, 한반도 투 트라이앵글 구도의 힘의 균형은 신냉전이 가져다준 평화의 시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자유 진영의 맏형(미국)과 이웃 형(일본)은 한국 편에 섰고, 사회 진영의 맏형과 둘째는 북한 편에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 변화는 이내 투 트라이앵글 구도를 뒤흔드는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동맹국가인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주한미군 주둔군의 방위비와 관세율 인상 등으로 초강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정치를 전공한 윤용희 경북대 명예교수는 "미국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춰가며 동맹을 유지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으며, 일본 역시 우리 뜻대로 할 수 있는 사안들이 거의 없다"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형편"이라고 조언했다.

◆맏형을 바꾼 北, 이젠 러와 혈맹
북한에게 원조 맏형은 러시아였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이념적 토대가 됐던 마르크스와 레닌주의를 창시한 원조 나라인데다, 20세기 미국의 라이벌은 소련(소비에트 연합, 현 러시아)이었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북한)을 건국한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 역시 러시아의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북한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북한에게는 러시아 만큼이나 중국도 중요하다. 한국전쟁 당시 연합군에 밀려 북중 국경선까지 쫓겨났을 때, 당시 중공군은 인해전술(혈맹 관계)로 도왔다. 21세기 초에는 러시아를 대신해 미국에 대적하는 G2 국가로 성장한 중국의 현실적 영향력 때문에 북러중이 아닌 북중러의 대외관계를 표방했다.
맏형은 또 바뀌었다. 3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북한의 도움이 절실했다. 두 국가의 이해관계는 딱 맞아 떨어졌다. 북한은 러시아가 빼앗긴 본토 쿠르스크 지역을 되찾는데, 군대을 파병했다. 또 북한은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까지 공급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러시아는 북한에 핵무기 및 첨단 기술을 전수해주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가운데 사망 600명을 포함해 총 4천700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는 이례적으로 전장에서 북한군의 활약상을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 두 국가의 전략적 동맹 관계는 이제 혈맹으로 더 굳건해지고 있다.
중국 정치 전문가인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와 전략적으로 동맹을 강화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미국에 맞서는 사회주의 진영의 삼각 동맹은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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