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시정 조치 없으면 전시품 조기 철수할 것"
고구려와 발해를 한국 역사에서 분리해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시 조선족박물관은 최근 발해를 건국한 고구려 유민(遺民) 대조영을 '말갈 수령 대조영'으로 설명했다. 발해와 고구려의 연관성을 지워버린 것이다.
조선족박물관은 발해 건국과 관련해 "발해국은 속말말갈인을 주체로 건립된 정권이다. 말갈 수령 대조영이 부하를 거느리고 동쪽으로 망명해 세웠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고구려 유민 대조영이 말갈인과 함께 세운 발해의 역사적 의의는 물론이고 건국 과정 설명에서 고구려 관련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발해 시조 대조영을 말갈인으로 규정해 발해가 중국 소수민족이 세운 나라인 것처럼 만들어 사실상 발해사를 중국사로 편입시켰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이런 설명이 모두 한글로 적혀 있으며 하단에 중국어와 함께 적힌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조선족자치주인 이 지역의 한국 역사와 문화를 중국 것으로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윤동주 시인이 조선족이라며 중국인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발해 시조 대조영을 말갈인으로 규정해 발해사를 중국으로 흡수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런 내용이 모두 한글로 돼 있어 한국이 이를 역사적 사실로 인정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발해뿐만 아니라 고구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베이징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7월부터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展)'을 열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장에 게시된 '한국 고대역사 연표'에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건국·멸망 연도를 표기하면서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했다. 특히 중국은 연표 하단부에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했다'고 표기하면서 한국이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중국사로 인정한 것처럼 오해하게 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와 국립중앙박물관은 중국 정부에 항의하면서 13일 즉각 수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14일까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중국 국가박물관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전시회장 벽면에 걸린 연표를 수정하기 위한 작업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5일 이와 관련해 시정 조치가 없을 시 전시품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측이 우리 측의 (시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시 한국 측 전시실에 대한 즉각적인 전시 관람 중단을 요구하고 우리 전시품의 조기 철수를 강행할 수밖에 없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시 내용 검토를 포함한 국제 전시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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