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창간…지역 뮤지션 22명 인터뷰·음반 140건 리뷰
고창일 편집장 “서울로 갈 필요 없는 음악환경 만들겠다”
'빅나인고고클럽'. 장발‧나팔바지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과는 달리, 현재 활동하는 대구의 뮤지션과 음반, 음악명소 등을 소개하는 웹진이다. 2019년 2월 창간했다. 이름의 '빅나인'은 '빅(big‧대) 나인(9‧구)', 대구를 의미한다. 평론가와 뮤지션, 대구 인디음악에 푹 빠진 '덕후' 등 3개 분야 10여 명이 필진으로 활동한다. 그 중심에 고창일(40) 편집장이 있다.
그에겐 빅나인고고클럽 편집장 외에도 직함이 2개 더 있다. 대구 달성군에 있는 한 자동차부품기업의 선임연구원이자 기타팝 밴드 '전복들'의 리더(기타‧보컬)다.
그의 음악 경력은 20년에 가깝다. 2004년부터 2년간은 '한국 인디뮤지션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홍대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대부분 대구에서 음악을 하며 지금껏 살아남았다. 그렇기에 대구라는 '로컬 신'(local scene)에 대한 그의 애착은 남다르다.
"함께 음악을 하던 친구들이 직장, 결혼 등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하나 둘 떠나는 모습을 보며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뮤지션들이 지역에서 음악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음악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대구 음악의 존재와 매력을 타 지역 전문가와 소비자들에게 직접 알려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빅나인고고클럽의 서막이었다.
맨 처음엔 공연을 기획했다. 2018년 대구음악창작소의 '오픈스테이지 사업 공모'에 선정된 게 계기였다. 이를 통해 고 편집장은 그해 11월 대구 뮤지션 6개 팀을 꾸려 서울 홍대 한 공연장에서 '서울상륙대작전'이란 이름으로 7시간 동안 공연을 펼쳤다. 일반 관객이 아닌 평론가와 음반 기획자, 기자를 초청해 선보이는 쇼케이스 무대였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전국의 음악 관계자 200여 명이 공연을 지켜봤다. 다수의 언론매체가 기사로 다뤘다. 몇몇 팀에겐 레이블을 만나거나 서울권 무대에 초정되는 계기도 됐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대구에는 대략 200팀의 뮤지션이 활동한다. 이들을 통해 연간 100여 장의 음반이 만들어진다. 철저히 서울 중심인 음악계의 관심을 이들에게로 꾸준히 돌릴 수 있는 처방이 절실했고, 웹진 빅나인고고클럽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동안 22명의 지역 뮤지션을 인터뷰하고 140건의 음반리뷰를 실었다. 에디터가 추천하는 음악, 기획취재 등의 코너를 통해 대구의 음악을 조명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대구 인디 음악인 인터뷰와 음반 리뷰를 실은 단행본도 두 차례 발간했다. 그밖에도 2020년 북성로 복아트에서 다원예술 실험공연 '빅나인고고파티'를 기획했고, 최근엔 팟캐스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등 대구의 음악을 전방위로 알리고 있다.
빅나인고고클럽 수석 에디터인 손형진(33) 씨는 "지역 뮤지션을 알린다는 점에서 보람도 크지만, 현재로선 한정된 구독자 층을 넓히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빅나인고고클럽의 최종 목표는 대구를 떠나지 않고서도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고 편집장은 "지역 뮤지션의 활동 범위를 넓히고, 전국의 많은 문화 소비자가 대구를 찾아 이들의 작품과 열정에 박수를 보낼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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