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 카톡방서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 청사 현판식, 통보 없이 취재제한" 항의
카톡방 운영하는 인수위 측, 항의 메시지 '가리기' 처리…"북한이냐, 집권하면 기대된다" 반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예고 없이 소수 기자에게만 취재현장 접근을 허용했다가 기자단 카카오톡 소통 대화방에서 '취재 제한' 항의를 받자 이를 묵살하고 숨김처리해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를 꾸리기도 전에 문제 제기에 소통을 거부하고 '없던 일'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위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청사 현판식을 열었다. 현판식에는 윤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정진석 국회 부의장, 김기현 원내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당시 인수위는 행사 전날 몇몇 언론에 대해 '풀(Pool) 취재'만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이 경우 풀 기자단에 포함된 언론 중 대표 언론사만 취재·촬영할 수 있고, 이 결과물은 풀 기자단끼리만 공유할 수 있다.
풀 기자단에 포함되지 않은 인수위 출입기자 대다수가 행사 당일 통의동 인수위 청사 주변에 몰렸으나, 현장에 도착해서야 이런 사실을 전해받았다. 이들은 건물 접근을 제한받은 채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기해야 했다.
이날 오마이뉴스, 미디어펜 등 몇몇 언론사 기자들은 인수위가 기자단 소통 목적으로 개설한 오픈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사전 통보 없이 취재를 제한한 데 대해 항의했다. 해당 대화방에는 출입 기자 850명 이상이 입장해 있다.

A 기자는 "현장 풀을 운영할 거면 일정을 공지할 때 어떤 방식으로 어떤 순서로 풀을 짜서 운영할 지 미리 공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현장에서 강건너 불 구경하듯 길 건너 현판식을 봐야 하는 기자들은 무슨 죄냐"고 항의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순식간에 10명이 넘는 기자가 공감을 표시했다.
B 기자도 "(풀취재가 필요하다면) 사진 마감을 빨리 해달라. 제공이 늦어서 제때 못 쓰는 경우가 많다"고 인수위와 풀 기자단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화방을 운영하는 인수위 측에서 두 메시지를 '가리기' 처리했다. '가리기'란 카카오톡 오픈 대화방의 방장 등 운영자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를 적용하면 메시지가 완전히 숨겨지므로 나중에 보는 이들은 해당 메시지의 내용을 알 수 없다.
이에 C 기자는 "소통방인데 기자들이 의견 좀 올렸다고 메시지를 가려버리는 것이 소통이냐"고 항의했다. 인수위는 이 메시지도 가렸다.
D 기자가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가리는 것이냐"고 비꼬았으나 이 역시 금세 가려졌다.
이런 모습을 본 기자들은 인수위를 향해 "북한이냐", "중고거래 채팅방에 욕 한 사람 가리기 하듯 모멸적으로 '가리기'를 해버리냐", "인수위 언론 대응 기조가 상상초월이라 집권하면 기대된다"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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