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제명' 57만 넘자 천하람 "국민 전체 대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입력 2025-06-17 09:14:14

대선 후보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후보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제명하라는 국민 청원이 약 57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천하람 원내대표는 "경마식으로 '몇 만 명 돌파' 이런 것들이 국민 전체의 여론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전날인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 모든 국민들의 목소리는 잘 새겨들어야 되겠다"며 "그렇게 몇십만 명 이런 식의 숫자를 앞세워서 한 지역구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회의원을 제명해야 한다는 논리나 주장에 결코 찬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이름이 알려지고 선명한 주장을 해서 호불호가 강한 정치인이라면 누구도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저는 그래서 이런 식으로 '몇십만 명이 됐기 때문에 어떻게 돼야 된다' 이런 식의 논리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 문재인 전 대통령 탄핵 청원의 경우도 140만 명 이렇게 굉장히 많은 숫자를 돌파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그런 숫자가 모였다고 해서 바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공직자를 어떻게 할 수 없듯이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크게 겁먹거나 이런 것 없이 담담하게 저희가 해야 될 일을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도 "숫자에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16일 경기 용인시청에서 이상일 용인시장을 면담한 뒤 브리핑에서 "어떻게 회람되고 어떤 세력들이 어떻게 참가하느냐에 따라 수치는 여러 선례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임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준석 의원 제명 청원의 시발점은 지난달 27일 열린 제3차 대통령 선거 토론회의 발언이었다. 제21대 대선에서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 의원은 제3차 TV 토론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 가족에 대한 검증을 명분으로 이 대통령 아들이 온라인에 사용했다는 혐오 표현을 인용해 질문했다.

하지만, TV토론 직후 해당 표현이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을 노골적으로 묘사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지난 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이준석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지난 5일 심사요건(3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동의)을 충족했고 15일에는 57만명을 넘어섰다.

국민동의 청원은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자동 회부돼 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국회의원 제명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