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쓰레기로 떼돈 번다?…대구시, 재생에너지 사업 올인

입력 2021-11-21 14:48:13 수정 2021-11-22 07:12:24

버스 충전하고 보일러 연료 공급…'탄소배출량 제로' 프로그램 도입
年 22만6천t 탄소 절감 효과…승용차 9만대 배출가스 상쇄
탄소배출권 판매 407억 수익…7년간 140만t 추가 확보 가능

상리음식물처리장 전경. 대구시 제공
상리음식물처리장 전경. 대구시 제공

버려진 쓰레기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대구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폐기물을 활용해 천연가스버스를 충전하는 한편 탄소배출권으로 4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등 시재정 수입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대구시의 골칫덩이 가운데 하나는 증가 추세인 생활폐기물 처리 문제다. 지난 2019년 대구시에선 하루 3천t의 생활 쓰레기가 발생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이 증가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최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최대한 에너지화하려는 '탄소배출량 제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우선 폐기물 매립과정에서 발생하는 연 5천만㎥ 가스를 포집·정제해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보일러 연료로 공급하는 한편 이때 발생하는 소각열로 연 400만kwh 전력 생산도 하고 있다.

상리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을 통해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연간 9천12만5천N㎥)를 활용해 연간 6만 대의 천연가스버스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구시가 폐기물 처리 과정을 통해 얻은 탄소 절감 효과는 연간 22만6천t에 달하며 지난해 대구시 전체 차량 등록 대수의 7.7%인 승용차 9만4천167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상쇄하는 수치이다.

생활 쓰레기로 만든 가스를 차량에 주입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 제공
생활 쓰레기로 만든 가스를 차량에 주입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또 지난 2007년 광역시 최초로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을 UN의 CDM 사업으로 등록해 올해까지 280만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190만t을 판매해 407억원을 벌어들이는 성과를 냈다.

주목되는 점은 대구시의 CDM 사업 기간이다. 수도권 등 타 지자체는 10년으로 한정해 현재 종료된 상태지만 대구시는 오는 2028년까지 3차례 갱신 가능토록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약 140만t의 탄소 배출권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

매립가스(LFG)를 고순도 수소로 전환하려는 대구시의 '매립가스(LFG) 수소전환 실증연구'도 주목된다.

정부가 '수소경제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을 선포한 만큼 산학연을 통해 대구시가 관련 연구를 선도한다면 성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대구시가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플라즈마 방식은 지역의 환경과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산화탄소(CO2)를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수소 생산 방식으로 도심지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 사업을 통해 시내 인근 매립지에서 연간 최대 1만1천t의 수소 생산, 880억원의 수입 확보가 가능한 내륙형 그린수소 생산기지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시민 중심의 '탄소중립 시민협의체'를 구성해 탄소중립이 선언적인 의미에서 머무르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전국 어느 지자체보다 앞장서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