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美 중간선거가 우리랑 무슨 관계?…" 증시 과민반응 지적

입력 2026-11-05 20:01:32 수정 2026-11-05 20:02:06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1층 김종섭홀에서 열린 서울대 경제학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1층 김종섭홀에서 열린 서울대 경제학부 '자유와 시장' 특강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중간선거 이후 국내외 증시가 크게 출렁인 상황을 두고 시장 변동성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김종섭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 특강에서 미국 중간선거가 SK하이닉스 등 SK 계열사에 미칠 영향을 묻는 학생의 질문에 "중간선거 하나에도 시장이 와장창 반응하는 상황이 계속 생긴다"며 "롤러코스터가 계속된다는 걸 머릿속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선거가 어떻게 됐든 '우리와 무슨 관계냐'고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오늘 주가가 많이 떨어진 걸로 봐서는 중간선거 결과가 반도체에 별로 좋지 않았다고 시장이 평가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시장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아무리 이야기해 봐야 별 의미가 없다"며 "많은 사람이 불안을 이렇게 드러내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텍사스와 조지아 등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지역의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AI 인프라 관련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영향 등으로 4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약 3.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가 크게 밀리며 삼성전자는 7.57% 떨어진 20만1천500원, SK하이닉스는 9.46% 내린 126만4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 회장은 작은 변수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누적된 과잉 유동성을 꼽았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각국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한 데 이어 코로나19 시기에도 막대한 자금이 시장에 공급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미 돈은 너무 많이 풀렸다"며 "AI가 돈이 된다고 하니까 너무 많이 들어갔고 우리나라에서도 반도체가 오른다고 하니까 한꺼번에 몰려가서 사버렸다"고 말했다.

또 "조정이 들어오면 혼란이 생기고 너무 많이 올라간 만큼 너무 많이 빠지기도 한다"며 "이런 롤러코스터 장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AI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투자 경쟁이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그때 저도 '이거 이렇게 발표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투자 발표를 하겠다고 한 게 2천100조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200조원만 투자한다고 해도 엄청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10배가 넘어갔다"며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고 돈의 크기와 개념도 너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이 게임에 들어와 있다"며 "우리도 이렇게 베팅하지 않고서는 쫓아갈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서울대 경제학부 재학생 등 45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이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것은 2022년 4월 이후 약 4년 반 만이다.

최 회장은 이날 미중 패권 경쟁으로 기존 글로벌 분업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한국 경제의 대응 방향으로 '뉴 캐피탈리즘', 'AI 네이티브 국가', 한일 경제연대를 통한 '확장 옵션', 경제성장을 유도하는 '인센티브 시스템'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