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인공지능(AI) 과의존 문제를 둘러싼 국가적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해외 사례와 여론 조사를 언급하며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 방안에 대해 세밀하고 신속한 논의를 지시했다. 플랫폼의 폐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국정 최고 책임자의 의지는 평가할 만하지만, 단순한 연령 제한이라는 직관적 해법으로 직행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자칫 본질을 비켜간 채 실효성 없는 규제 논쟁으로 시간만 허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청소년의 디지털 과의존은 개인이 자제력을 잃어서가 아니라 사용자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려는 플랫폼 기업의 고도화된 '중독적 설계'에서 비롯된다. 끝없이 콘텐츠를 피드에 띄우는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끊임없는 푸시 알림과 알 수 없는 추천 알고리즘은 청소년의 뇌를 강박으로 몰아넣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방치한 채 숫자상 연령 기준만 높이는 것은 본말(本末)이 전도된 접근이다.
더욱이 일률적인 '연령 빗장'은 제도적·법률적 한계가 명확하다. 과거 한국이 성급하게 도입했다가 실효성 논란 속에 폐지된 '게임 셧다운제'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프랑스가 섣부른 연령 제한을 도입했다가 위헌 판결을 받은 사례에서 보듯, 강제적 격리는 법적 마찰을 부르고 정작 시급한 플랫폼 책무 강화를 지연시킬 위험이 크다. 또한, 청소년의 디지털 접근을 통째로 막는 방식은 학습과 창작 등 디지털 기술이 가진 긍정적 외연(外緣)까지 차단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정부와 국회가 집중해야 할 정공법은 규제의 타깃을 이용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처럼 사업자에게 청소년에 미칠 위험을 사전에 평가하도록 의무화하고, 장시간 이용을 유도하는 중독적 설계 기능을 제도적으로 제한해야 한다. 유해한 환경 자체를 사전 차단하는 한국형 온라인 안전법 제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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