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미 정보기관 균열…CIA·ODNI 갈등에 의회 보고도 중단

입력 2026-11-04 11: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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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당국자 8명 증언…인력 감축·정치 보복 우려에 기관 간 장벽 심화

지난 3월 18일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털시 개버드 전 국가정보국장(왼쪽)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참석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3월 18일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털시 개버드 전 국가정보국장(왼쪽)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참석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 이후 미국 정보기관들 사이의 정보공유가 지연되거나 일부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을 비롯한 국제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가 의회와 연방 정부 내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전·현직 당국자와 관련 브리핑을 받은 인사 등 8명이 밝혔다. 이 같은 정보공유 차질은 이전에 보고된 적이 없는 사안이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 기관에 대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당국자들을 배제하거나 한직으로 밀어내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갈등의 도화선은 개버드 전 국가정보국장 측이 1년 전 현·전직 정보 당국자들의 보안 허가를 취소하면서 당겨졌다.

CIA는 지난해부터 국가정보국장실(ODNI) 산하 분석 기구인 국가정보위원회(NIC)와의 공동 평가보고서 작성을 중단했다. NIC는 미국 18개 정보기관의 분석을 통합해 이란 등 주요 현안에 관한 정책 결정자용 보고서를 만드는 핵심 기구다. 이후 위원회의 보고서 작성 속도가 느려졌고, 이란 전쟁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의회에 대한 정보 보고도 끊겼다. 2025년 6월 미국의 이란 군사개입과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직후, 의원들과 의회 보좌진은 개버드 국장실로부터 정보 보고를 한동안 받지 못했다.

기관 간 충돌도 불거졌다. FBI는 지난해 말 국가대테러센터의 당시 수장 조 켄트와 그의 참모진이 터닝포인트USA 창립자 찰리 커크 총격 사건을 조사하려 하자 이에 반발해 수 주간 국가대테러센터와의 정보공유를 중단했다.

정보기관에 남아 있는 일부 분석관들은 정치적 보복을 우려해 백악관의 시각과 어긋나는 평가를 쓰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다고 전직 당국자 2명과 현직 당국자 1명이 밝혔다.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가 기관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 직접 개입해야 했다고 전직 당국자 3명이 전했다.

다만 미국 정보 당국자 한 명은 CIA가 최근 몇 달 사이 NIC의 일부 평가보고서에 공동 저자로 다시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취임한 제이 클레이턴 국가정보국장은 중단됐던 선거 위협 관련 의회 보고를 재개했다.

ODNI는 "클레이턴 국장은 ODNI와 정보공동체가 핵심 정부 의사결정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미국인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CIA는 정보 평가 과정에 정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반박했으며, ODNI도 보고서 작성 수준이 과거와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전직 정보 당국자들은 스탠퍼드대학교 후버연구소에서 초당적 방식으로 차기 행정부에서 정보공동체를 재건할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