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이 표류하고 있다. 군공항(K-2) 이전 사업이 재원을 마련 못 해 진척이 없는 바람에 민간공항 건설도 제자리걸음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기부 대 양여(寄附對讓與) 방식이란 이유로 국가사업 전환 요구는 물론 공공자금관리기금 융자 요청마저 외면하고 있다.
K-2 이전 사업비는 11조5천억원이다. 새 군공항을 지어 국방부에 기부하고 기존 부지를 넘겨받아 개발 수익으로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기부 대 양여)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대구시는 올해 2천795억원, 내년 3천324억원의 공자기금 융자를 요청했지만, 정부 예산안에서 빠졌다. 이자 보전과 후적지(後適地) 개발 수익으로 원금을 갚겠다는 최소한의 대안조차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같은 기부 대 양여 방식인 광주 군공항 이전에는 총력전(總力戰)을 펼치고 있다. 군공항 이전 부지에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을 명분으로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 기존 부지를 먼저 넘겨받는 방안과 재정 지원을 검토 중이다. 부산 가덕도신공항 역시 공사비 증액 문제를 특별법 개정으로 해결하려 한다. 광주·부산에는 법과 예산을 총동원하면서, 대구에는 기부 대 양여 원칙만 내세우는 것은 명백한 지역 차별(差別)이다. 국토교통부의 태도도 황당하다. 민간공항 기본계획을 변경 고시한 뒤 "민항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고 했다. 군공항 이전이 선행되지 않으면 민간공항도 착공할 수 없다. 핵심 사업은 멈춰 있는데 몇 가지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사업이 순항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대구 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K-2는 대구가 원해서 만든 게 아니다. K-2는 1970년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이 김포에서 대구로 이전하면서 조성된 군사시설이다. 6·25전쟁 때는 미군 기지 역할을 했다. 대구는 국가가 설치하고 국가안보를 위해 운용한 시설 때문에 소음과 재산권 침해를 감내했다. 그런데도 지자체에 이전 비용을 떠넘기는 것은 국가의 횡포(橫暴)다. 군공항은 대구 시민의 것이 아니다. 이전 사업은 국가의 책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