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석민] 배려(配慮)가 특권(特權)이 될 때…

입력 2026-11-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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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언젠가 이슬람 학모들이 학교를 찾아가 '할랄 인증 음식을 별도로 제공해 달라'며 집단 요구를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읽고, 황당함을 넘어 경악(驚愕)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국 사회로의 적응을 돕기 위한 각종 정책들이 오히려 외국인 등에게 특권 의식을 심어준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문화 가족에게는 국공립 어린이집 1순위 입소, 아이돌봄서비스 우선 제공, 지역아동센터 방과후돌봄 우선 이용, 국민주택 특별공급 별도 배정, 정책대출 금리 인하, 대학입시 다문화전형 특혜, 모국 방문 최대 500만원 지원, 교육비 등 현금성 지원 등 각종 우대 제도(優待制度)를 손꼽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입소 국가유공자와 동일한 대우 등 각 지자체마다 별도의 우대 제도를 만들어 국민 혈세를 퍼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문화 가족이라는 사실이 목숨 바쳐 나라와 국민을 지킨 국가유공자보다 어쩌면 더 많은 특혜(特惠)를 누린다는 현실이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이런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보면 이슬람 학모들이 '할랄 급식'을 학교에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그래도 염치(廉恥)는 있어서 "비용을 더 낼 테니 할랄 음식을 따로 준비해 달라"고 한다. 문제는 이것이 비이슬람 국가인 한국에서 '미션 임파셔블'이다. 비할랄 식재료와 접촉하지 않는 독립된 조리 공간과 전용 조리 기구가 요구되고, 전용 식기류도 따로 준비해야 한다. 학교 급식 위생 기준과 이슬람의 할랄 인증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은 매우 매우 어렵다.

이 모든 애로 사항에 따른 인력과 예산 부담을 이슬람 학모들이 전적으로 지겠다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급식비 조금 더 낼 테니 나머지는 한국인의 혈세(血稅)로 부담하면서 할랄 급식을 하라는 것이 그들의 속내일 수밖에 없다. 이슬람 학모의 요구는 그들이 그들의 자녀를 위해 '할랄 도시락'을 준비하면 간단히 끝날 사안인데 그 부담을 한국 사회에 떠넘기는 셈이다.

학계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내놓은 해법은 기가 막힌다. 완전히 분리된 할랄 식단이 어려우면,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채식 기반 메뉴나 통합 대체식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現實的)이란다. 극소수 이슬람 학생들을 위해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들이 성장기에 '육류 급식을 제한당하는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 지식인 사회에 스며든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차별과 편견을 배제하자면서 편가르기와 역차별을 일삼고 PC주의 기준에 맞지 않는 발언·학문적 논쟁 등에 대해 검열과 침묵을 강요하는 행태가, '평등한 세상'이라는 이상(理想)은 그럴싸하지만 거짓으로 점철된 공산주의와 판박이 꼴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다. 하지만 다문화가구 65.8%가 국내 2분위(소득 하위 21~40%) 가구보다 많은 월평균 300만원 이상을 버는 것이 우리의 실재(實在)이다. 외국인·다문화라고 다 같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우대보다 인간적 차별 없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다.

최근 프랑스와 유럽을 난장판으로 이끈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엉터리 PC주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29일, 30일 연속 제기한 "다문화 우대 정책, 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