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로서 사랑받은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가족과 동료들의 배웅 속에 마지막 길을 떠났다. 빈소를 사흘 내내 지킨 배우 김혜수가 고인의 아내 김민자를 위로했고, 배우 송일국이 운구를 맡았다. 운구 행렬은 생전 고인이 45년간 인연을 이어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거쳐 장지로 향했다.
고인의 발인식은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엄수됐다. 이어 고인의 장례 미사가 이날 서울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한 가운데 진행됐다. 장례 미사에 참석한 유족과 동료 배우들, 성당 신자들과 시민들은 눈물을 보이며 고인과 작별에 슬퍼했다.
미사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배우 김혜수, 송일국, 신현준, 정준호, 강석우, 김창숙과 방송인 김경란, 그룹 신화의 앤디 등이 참석했다.
염 추기경은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푸근한 미소를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며 "고인은 우리가 어렵게 살던 시절 위로와 희망을 준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의 김민재 회장, '한국인의 밥상'으로 정성이 듬뿍 담긴 우리의 밥상을 알려주시던 국민 아버지, 국민 배우였다"고 말했다.
고인은 2018년 10월 염 추기경 주례로 천주교 세례를 받았다. 염 추기경은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인 지난달 20일 병자성사(病者聖事)도 집전했다.
염 추기경은 2018년 세례식 당시 함께 식사 중 고인이 한 말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고인은 "연기자가 구도자는 아니지만 그런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엔 알 수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사람은 구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깨달으면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래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더 신경 쓰고자 한다"는 말을 했다.
고인이 45년간 후원해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황영기 회장은 고별사로 "'어린이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시던 따뜻한 목소리, 인자한 미소를 이제 더는 마주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남기신 뜻을 이어, 저희도 언제나 어린이 곁을 지키며 살겠다"며 그를 추모했다.
조가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맡았다. 고인을 '이모부'라고 부르며 인연을 이어온 그는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노래했다. 이날 김창숙과 강석우 등 고인과 시대를 함께한 배우들은 울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이었다.
딸을 자처하며 빈소를 내내 지켰던 김혜수는 이날 고인의 아내이자 배우인 김민자를 끌어안고 울음을 멈추지 못했고, 임형주와 김경란이 곁에서 같이 눈물을 흘렸다. 김혜수는 눈물을 추스른 후에도 김민자의 등과 어깨를 쓸어주며 위로하기도 했다. 신현준은 운구차가 이동하자 참았던 눈물을 다시 쏟으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운구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인 송일국이 맡았다. 운구 행렬에는 정준호, 신현준, 안현모, 김경란 등이 눈물을 흘리며 함께 했다. 운구 행렬은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로 향해 고별식을 진행했다. 송일국과 앤디는 침통한 표정으로 헌화했고, 김경란은 꽃을 올리며 오열해 이홍렬이 곁에서 어깨를 다독였다.
재단 임직원 대표는 추도사에서 "'어린 나무가 거센 바람을 견딜 수 있는 것은 큰 나무들이 버텨주기 때문이며 우리도 어린이들에게 든든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며 "그 어린 나무를 지켜주던 큰 나무는 바로 (최불암) 후원회장님 자신이셨다. 아이들은 저희에게 맡겨주시고 부디 편히 쉬시라"고 말했다.
이후 고인의 영정과 운구 차량은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했다.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재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고,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정부는 한국 TV 드라마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별세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