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혐의 기소 군인들 잇단 무죄…종합특검도 공소유지 비상

입력 2026-11-01 13:54:21 수정 2026-11-01 13:56:43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실제 병력 투입 군 간부도 "국헌문란 목적 인식 못해"…8명 전원 무죄
엄격한 내란죄 판단 잣대…'서강대교 회군' 등 후속 재판도 영향

구삼회(왼쪽) 전 육군 1군단 2기갑여단장과 방정환 전 국방부 혁신기획관. 연합뉴스
구삼회(왼쪽) 전 육군 1군단 2기갑여단장과 방정환 전 국방부 혁신기획관.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상부 명령에 따라 병력을 투입하거나 계엄 관련 임무를 수행한 전직 군인들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권창영 종합특별검사팀이 기소한 다른 군인들의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법원이 실제 병력을 움직인 군 간부들에 대해서도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만큼, 가담 여부 자체를 놓고 다툼이 있는 종합특검 기소 사건의 유죄 입증 문턱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병력 투입했지만 "국헌문란 몰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는 지난달 30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과 방정환 전 국방혁신기획관 등 전직 군인 8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계엄 선포 직전 이른바 '햄버거 회동'에 참석하거나, 계엄 당일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투입하고 관련 임무를 수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들의 계엄 관련 업무 수행 여부보다 당시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과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했는지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갑작스럽게 임무가 하달돼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계엄 계획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만으로 곧바로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계엄 선포 직후 전군에 경계태세 2급이 발령된 점도 고려했다. 군인들이 실제 국가적 비상상황이 발생해 계엄이 선포된 것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관의 명령에 따라 병력을 움직였더라도 해당 명령이 국헌문란을 위한 것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까지 입증돼야 내란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군인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군인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죄 엄격 판단…종합특검 사건도 부담

군 관계자의 내란 혐의에 무죄가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에도 박헌수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과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 역시 두 사람이 폭동에 가담할 의사를 갖고 있었거나 임무 수행 당시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죄는 사형이나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처하도록 규정된 중범죄다. 형량이 무거운 만큼 법원이 단순히 계엄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을 인정하기보다 국헌문란 목적에 대한 인식과 가담 정도를 엄격하게 따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법원의 판단은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추가 기소한 군 관계자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종합특검은 수사 종료까지 군 관계자 14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가운데는 앞선 내란특검이 기소하지 않았거나 계엄 과정에서 상부 지시를 일부 거부한 인물들도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은 계엄 당시 국회로 향하던 병력을 서강대교에서 돌려보낸 이른바 '서강대교 회군'으로 훈장까지 받았지만, 종합특검은 이진우 당시 수방사령관의 지시를 예하 부대에 전달했다는 이유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은 박안수 당시 계엄사령관에게 계엄의 적법성에 관한 적극적인 조언을 하지 않았고 이른바 '계엄버스'에 탑승했다는 이유로 내란부화수행 혐의를 받고 있다. 박재열 전 제7군단장은 포고령 준수를 강조하고 계엄군 투입 준비를 지시한 혐의로,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은 포고령을 기자들에게 공지한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정극원 대구대 법학부 교수는 "군인들은 국헌문란 목적을 갖고 움직인 것이 아니라 상관의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 것인데, 이를 내란 가담으로 연결한 시도 자체가 무리였다"며 "종합특검이 내란죄로 기소한 사건들 중 다수는 입증할 내용 자체가 부족하다. 다분히 정치적인 기소였던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