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육영수예요…담배 두대만 해요" 故최불암에 걸려온 뜻밖의 전화

입력 2026-10-30 14:34:05 수정 2026-10-30 1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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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버지상을 대표해
한국의 아버지상을 대표해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30일 방송계에 따르면 최불암은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29일 밤 10시께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2018년 10월 15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배우 최불암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불암이 생전 공개한 고(故) 육영수 여사와의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4월 7일 방송된 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 1부-반장네 모임' 방송 당시 고인은 이 방송에서 1974년 청와대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을 회상했다.

최불암은 "1974년 일요일이었다. 집사람이 전화를 받더니 '여보, 청와대 부속실에서 전화가 왔어'라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받아서 어정쩡하게 기다리는데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나 육영수다'라고 그러더라. 벌떡 일어났다"며 당시 놀랐던 기억을 전했다.

육 여사가 직접 전화를 건 이유는 드라마 '수사반장' 속 흡연 장면 때문이었다.

육 여사는 "담배를 몇 대를 태우세요?"라고 물었고, 최불암이 "넉 대 태운다"라고 답하자 "아이고, 두 대로만 한다"라고 부탁했다.

최불암은 "옆에 계신 대통령께서 '수사반장'을 보며 담배를 넉 대씩 따라 피운다"는 설명도 들었다고 한다.

뜻밖의 요청에 놀란 최불암은 그 순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목소리까지 들렸다고 했다. 최불암은 "전화 너머 대통령께서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그래'라고 하시더라"며 "그게 잊히지 않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최불암은 1939년 태어나 1959년 연극 '햄릿'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송된 MBC '수사반장'에서 박영한 반장 역을 맡아 강직하면서도 인간적인 형사 캐릭터로 전국적인 사랑을 받았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MBC '전원일기'에서는 김 회장 역을 맡아 '국민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후 드라마 '제1공화국', '여명의 눈동자', '그대 그리고 나', '영웅시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방송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는 KBS1 '한국인의 밥상' 진행자로 활약하며 전국 곳곳의 음식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악화해 14년간 맡아온 '한국인의 밥상' 진행에서 하차했다. 올해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을 당시 최불암 측은 재활 치료에 집중하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과 사단법인 제로캠프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