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제3회 매일 어린이 사진전 준특선. 이운득 작 '실놀이'
그때 그 시절, 골목과 공터는 온통 아이들 노는 소리로 가득 찼다. 디지털 기기가 없던 시대 얘기다. 집 밖에 나가면 동네 친구들이 있었고 놀 거리가 수두룩했다. 딱지치기, 땅따먹기,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일일이 언급하기가 벅찰 정도다. 지역마다 놀이의 명칭도 다르고 방식도 달랐지만, 혼을 빼는 재미 하나만은 한결같아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진 속 실뜨기 놀이도 그 시절의 대표적인 놀이였다. 털실 양 끝을 묶고 팽팽하게 당긴 뒤 양손에 실을 한 번씩 더 감아 고리를 만든다. 가운뎃손가락으로 반대편 실을 차례로 떠내면 '출렁다리' 모양이 만들어진다. 실뜨기 놀이의 시작이다.
이 놀이는 실 한 줄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게 묘미다. 손을 내밀면 친구가 실의 어느 지점을 낚아채느냐에 따라 사다리가 되고 다이아몬드가 된다. 실은 내 손을 떠나 친구의 손으로 옮겨 가며 쉴 새 없이 변모한다. 돌이켜 보면 상당히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놀이였다.
과학기술학자 도나 해러웨이는 실뜨기 놀이를 통해 '함께 생각하기'를 설명한다. 지식은 개인의 머릿속에 고립되지 않으면서 서로 주고받으며 엮이고 비틀어지며 비로소 진화한다는 것이다. 이 실뜨기 놀이에서 '공부'의 본질을 떠올린 교사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배울 때 배움의 효과는 더 강력하다는 의미에서다.
굳이 이런 복잡한 개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실뜨기는 유년 시절 까르륵거리며 열중했던 놀이였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오늘 저녁 아이들과 실뜨기 놀이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






